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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on Feb 17. 2024

쉬운 적 없던 하루, 그럼에도 소중한 것을 찾아서

송희구 -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서울의 직장인들이라면 이 책의 제목을 보고 표지를 들추어보지 아니할 수 없을 것 같다. 당장 내 주변의 이야기를 담고 있을 법한 진한 리얼리즘이 묻어나오니. -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라니.


책은 1권 김 부장 / 2권 정 대리, 권 사원 / 3권 송 과장으로 한 회사에서 일하는 서로 다른 네 명의 인물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공교롭게도 책이 출간된 시기가 2021년,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때였기에 타이밍도 절묘했고, 코로나와 맞물려 유튜브가 폭발적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부동산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도 높아져 이 책도 흥행에 성공하지 않았나 싶다.


내가 최근에 출간한 <병 헤는 밤>은 이 책을 서점의 서가에서 막 들추어보았을 때 영감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잠깐 읽어본 본문에는 지독히도 내 얘기와 같은 현실에 대한 묘사와, 비슷한 고민과 걱정이 있었는데, 그러한 요소들이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러한 이야기들에 쉽게 공감할 수 있는게 아닐까 싶었다. 비슷한 컨셉으로 '술꾼도시여자들' 같은 드라마까지도. 다만 김 부장 책은 <병 헤는 밤>을 출간한 후에 읽자고 다짐했다. 혹시나 이 책의 내용에 깊게 빠져 너무 많은 영향을 받게 되면 '나의 글'을 쓰는 데에 심각한 간섭이 있을 수도 있어서.


회사라는 조직의 전통적인 룰을 따라 탄탄대로를 밟아왔으나 정작 사회의 분위기도, 시장의 상황도 너무도 변화해버린 지금에서 혼란스러워 하는 김 부장과,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이제는 부족함 없는 풍요'를 느끼고픈 정 대리, 회사의 말단사원으로 주체적일 수 없는 환경에 고뇌를 하지만 소소하지만 본인이 원하고 좋아하는 것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권 사원, 그리고 아픈 성장기를 가까스로 거치는 과정에서 내면을 단단하게 채우고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가고, 후배들을 잘 이끌어나가는 송 과장까지. 캐릭터마다 저마다의 사정과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비교해보며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송 과장의 성장기 이야기는 어딘가 나의 어두웠던 시간들과 닮아 있는 부분들도 있어 읽으면서 마음 속으로 송 과장을 많이 응원했다. 유튜브 채널 중 '강 과장'님의 콘텐츠들이 잠시 오버랩되기도 했다. 그렇게 무거운 나날들을 견디며 결국은 크게 한 걸음 전진한 채 이 책은 끝이 났다.


마냥 결핍과 박탈감에 젖지 않고,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두 팔 걷어 찾고 그를 향해 나아가자는 다짐을 또 한 번.




잘나지 않아서 몸이 고생하는 것이다.
그렇게 몸을 고생시키니 누가 알아준다.
나의 이런 무식한 방법이 통하다니.
신은 다 살 길을 마련해주시는구나.
감사합니다.


기나긴 과정이 지나면 결실은 어느 순간 찾아온다.
덥고 더운 여름이 가고 비가 시원하게 도면, 갑자기 가을이 온다.
추운 겨울이 가고 비가 시원하게 오면, 갑자기 봄이 온다.

그리고 모든 꽃은 각각 피는 계절이 있다.


어떤 집단에 '회원 가입'을 해야만 소속이 되는 게 아니다.
내가 마음속에 동그라미를 그려 그룹을 만들고, 각 분야의 사람들 이름을 채워 넣으면 그게 소속이 된다.
결국 소속은 내가 결정하고,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누가 무엇을 해서 돈을 벌었다더라, 얼마를 벌었다더라, 같은 말은 듣지 말아야 한다.
가벼운 귀는 생각을 흩트리고, 판단을 무디게 하며,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각자의 길이 있고 각자의 방법과 수단이 있고 각자의 목표가 있다.
목표는 믿는 것이지 의문을 가지는 게 아니다. 의문을 가지는 사람은 장애물을 믿는 사람이고, 목표를 믿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믿는 사람이다.


운도 실력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평소에 자신을 가다듬고 통제하고 집중하고 있어야 한다. 혹시나 운이 다가왔을때 거침없이 잡아채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이 뜨겁게 예열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운이 끝나갈 때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대처하는 것까지가 운을 다스리는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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