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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4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어

마치 기지개를켜다가핫팩에 손이 닿은 듯한 놀란 마음

by 한권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어." 멀티태스킹을 잘하지 못해서 활자를 통해 연락을 하면 핸드폰만 붙잡고 있게 되는 내게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자식의 안녕이 궁금한 부모님일 때도 있었고, 나보다 나를 더 아껴주는 친구들, 친구에서 연인으로의 경계를 넘어가서 서로에게 진심을 다했던 연인들. 동성 친구가 아닌 사람에게 이런 말을 처음 들은 것은 고3 때 독서실에서 알게 되었던 친구였는데, 그 문자 하나에 얼굴이 뜨거워져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던 생각이 난다. 어떻게 이렇게 직선적으로 마음을 전할 수 있는지 신기해하면서도, 투명하게 드러났던 진심의 따뜻함에 마치 기지개를 켜다가 핫팩에 손이 닿은 듯한 놀란 마음. 손에서 심장으로 전해지던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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