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분이 노트북만 보시는 것 같아 좀 그랬습니다
나는 당근마켓 마케터다. 우리 마케팅팀은 나와 니콜 그리고 인턴 제이가 있다. 세 명이서 현재 당근마켓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적은 인원이 마케팅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마케팅팀 채용면접엔 필참이다. 어떻게 보면 시니어의 위치가 아닌 내가 면접에 들어가서 누군가를 판단하는 게 민망하고 조심스럽지만, 스타트업은 대부분 이러하겠지 생각하면서 여태껏 면접을 진행해왔다.
당근마켓의 면접절차는 이렇다.
서류 - 화상면접 - 기술면접 - 컬쳐 핏을 위한 문화면접
당근마켓 채용과정은 굉장히 타이트하다. 우리는 서류부터 엄청 꼼꼼히 검토하고 우리와 핏이 맞는지 현재 정말 우리 팀과 협업을 했을 때 시너지가 나는지 등을 오랫동안 고민한다.
당근마켓 마케팅팀의 채용과정에 참여하면서 스스로도 공부가 되고 면접자로부터 배우는 것도 많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잡플래닛의 면접 후기를 보았다.
아직 한참 멀었구나..
나는 태생적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피해를 주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특히, 그런 성향이 너무 심해서 오히려 내가 말을 하고도 주위를 살핀다. 최근 <위대한 발견, 나의 강점 찾기(Feat. 성장, 협업)> 글에 소개한 나의 강점 찾기를 진행했을 때도 그와 비슷한 항목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내가 하는 행동이나 말에 상처를 받거나 기분이 안 좋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번 면접 후기를 보며 지난 면접 때의 내 행동을 반추해보았다.
이 후기를 제보받고 니콜과 나는 즉시 면접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았다. 내가 하는 행동들이 충분히 이유 있는 행동일지라도, 상대편이 그 이유를 모르면 당연히 기분이 나쁘거나 오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노트북을 보는 이유가 면접자의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보고 있을지라도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 상대방은 나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나 역시 그렇다. 내가 면접자여도 충분히 기분 나쁜 상황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계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반성하게 되었다. 나도 면접자의 위치에 있을 때가 있지 않았던가. 한 회사를 위해, 정말 그 회사를 애정하고 꼭 가고 싶은 마음에 밤낮을 새우며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준비했다. 당근마켓에 지원하는 분들 중 대다수도 그랬을 거라 생각한다. 그분들이 생각하는 당근마켓의 감정을 내가 모두 다 헤아릴 수 없지만 이 계기를 통해 그분들의 노력에 더 관심을 가지고 더 진지하게 임하기로 했다. 그리고 덧붙여, 그 후부터는 면접 진행 전에 양해의 말씀을 구하고 면접자의 말에 더 집중한다는 표현을 행동으로 비추려고 더 노력하게 되었다.
끝으로 면접관들이 가져야 할 자세가 무엇인가 생각해보았을 때, 딱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그저 '면접자의 말에 귀 기울여 듣고 있다는 것'을 비추는 것.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