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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냥갑 Oct 01. 2019

워라밸이 간절했던 내가 진짜 원하던 것

이걸 하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회사에 다닐 때 일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회사 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직무와 월급에 만족을 못하고 있는 상태였고 만나면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통에 있던 기운도 빠지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그럼에도 그 회사를 3년 간 다녔던 이유는 CTO였던 부사장님이 특이한 분이셨기 때문이었다. 첫 직장이었지만 앞으로도 그런 상사를 쉽게 만날 수 없다는 것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분은 안 되는 이유를 말하기보다 되는 이유를 찾았고 모르면 뭐든지 물어봐야 직원들 간의 오해가 안 생긴다고 늘 강조했다. 괴짜 개발자 같은 면모에 나를 포함한 몇몇 사람은 그분에게 존경심을 가졌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부사장님의 독특한 기질에 불만이 많았다. 그렇게 나는 부사장님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다 배워가자라는 생각으로 3년을 보냈다.


어쨌든 내가 회사를 그만두게 된 이유는 내가 몰입을 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멋진 동료들과 서로 으쌰 으쌰 하면서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 참 아이러니한 게 입사 초기에 내가 원했던 것은 완벽한 워라밸이었다. 6시 칼퇴(칼퇴라는 말도 사실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당연히 누려도 될 것을 주장했는데 그걸 깍쟁이처럼 '칼'퇴라고 표현하는 게 숨 막혔다.)를 하고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며 저녁 있는 삶을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내 삶이 일이 되고 배움이 휴식일 수 있는 일상이었다. 일과 휴식의 경계가 분명한 걸 누구보다 간절히 원하던 나였는데 이젠 일과 내가 하나가 되기를 간절히 원하게 되었다.

내 삶과 내 일에 몰입한다는 것, 참 멋지고 짜릿하다고 생각한다

열정을 찾으란 얘기는 절대 아니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심리학에서의 직무특성 이론에서는 만족도 높은 직업을 택하기 위해서 자율성, 완결성, 다양성, 평가, 기여도 이 5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자율성이 높고 다양한 역량을 키울 수 있으며 평가가 바로바로 되는 일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한동안 내가 몰입을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사실 내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할 수 있는 것은 책 읽는 것과 글쓰기다. 지금은 그게 일상이 되고 있고 글쓰기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이 일의 경우 길게 인내심을 가지고 쌓아나가야 하는 분야다. 단기간에 결과가 나오길 기대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직접적으로 수익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일을 추가적으로 만들어내고 싶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내가 기획하게 된 게 강의 플랫폼 프로젝트였다. 물론 지속성을 위해 스피치 하시는 분들께 강의료도 드리는 수익형 사업이다. 나는 나에게 인사이트를 주고 좋은 것이라면 다 찾아봤었다. 영상이든 책이든 강의든 좋은 기회가 있으면 거의 다 참여하고자 했다. 그러다 보니 열정이나 동기부여만큼은 자신이 있었는데 이런 류의 동기부여에 무감각해지거나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더 열심히 해도 나아지는 게 없으니 성공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잘난 척 또는 잔소리로 들리는 것이다. 그러니 자기 계발 서적에 대한 오해도 생긴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성장형 사고방식으로 똘똘 뭉친 멋진 분들과 독서모임을 하면서 새로운 연결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30일 글쓰기 모임을 하게 되었고 동시에 또 다른 신뢰공동체 SNS #한달쓰기 모임에도 속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이 분들의 가능성이 그 어떤 유명강사들 못지않게 나에게 자극을 주고 새로운 시각으로 인사이트를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는 큰 울림이 있지만 때로는 평범한 나에게는 와 닿지 않을 때가 있다. 그는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뤄낸 것 같은 괴리감이 느껴져서 일 것이다. 하지만 나의 곁에 있는 멋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도 해보고 싶다는 작은 파동이 인다. 내가 지금껏 이렇게 긍정적일 수 있고 도전 지향적일 수 있고 지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내 곁에서 함께 성장하는 그들 덕분이다. 그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내가 멍석을 깔아 주고 싶었다. 내가 그리 많은 사람을 아는 슈퍼커넥터(a.k.a 준형쓰)는 아니지만 슈퍼감동러니까 사람들 안에 들어있는 멋진 보석 같은 스토리와 그 설득력을 꿰뚫어 볼 줄 아는 능력은 뛰어나다고 자신한다. 나는 사람들 모두가 자신을 믿었으면 좋겠다. 그 안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는 원석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스스로에게 가장 잔인한 게 나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가능성의 문을 지레 닫아버리고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생각을 하며 공간 시간표를 조정하고 스피치를 할 분들을 섭외하고 브랜딩을 어떻게 하면 될지 고민을 하면서 나는 알게 되었다. 내가 몰입을 하고 있구나라고 말이다. 이걸 하면서 누군가가 스스로 생각지 못했던 자기 이야기를 가다듬는 과정을 겪는다면 좋겠다 느꼈다. 나는 이걸 계획하면서 내가 정신없이 저녁을 만들고 있는 와중에도 프로젝트 생각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괴롭거나 스트레스받을 새도 없이 그저 '몰입'된 상태였다. 내가 회사를 다니면서 일에 집중을 할 수 없었던 이유는 그만큼 몰입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내가 하는 일에 몰입을 한다면 그 과정이 어떻든 만족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나는 이렇게 내가 주도적으로 일을 벌이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함께 성장하는 것을 너무나도 좋아한다. 그리고 나는 또 한달그리기 모임을 시작할 예정이다. 멋진 새 도약을 시작하는 분과 내일부터 온라인으로 함께 시작할 예정이다.(관심 있는 분은 함께 합시닷) 나는 앞으로도 사람들과 더 빨리 멀리 지치지 않고 가기 위해서 계속해서 '함께'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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