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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우유우 Oct 19. 2022

예민하고 소심한 우리의 장점

장점 대잔치

예민하고 소심하게 사는 저는 인생이 참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렇게 살아서 장점이 된 부분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장점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1. 신중해서 일이나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

- 최대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을 섣불리 하지 않으니 늘 기본은 하는 우리죠. 작은 오류도 예민하게 반응하니까 완성도 면에서도 뛰어납니다. 자주 자책하게 되는 것만 아니면 예민함은 선물입니다. 그리고 남들의 반응에 민감하고 내가 싫은 건 남도 안하길 바라기 때문에 말도 조심해서 합니다. 말이 너무 없는 면도 있지만, 저는 함부로 막 말하는 사람보단 훨씬 나은 쪽이라고 봅니다. 생각이 많아 대답이 약간은 느리고, 말을 고르고 골라 말수가 적기도 합니다. 근데 그게 사려깊은 마인드에서 나온 걸 아는 사람들은 우리를 좋게 봐주고 이해해줍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하면 됩니다.


2. 신중하기 때문에 신뢰를 잘 받는다.

 - 1번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사려깊고 신중한 사람들은 입도 무겁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습니다. 입이 무거운 이유가 괜히 피해 보기 싫어서라도, 입이 무거운 자체가 좋은 겁니다. 그리고 내가 이걸 타인에게 전달했을 때 예상되는 안좋은 결과들이 이미 머릿속에 가득하기 때문에, 내뱉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생각이 많아서 다행입니다. 근데 생각없이 내뱉지 않아서 늘 말하려다 제동이 걸리는 면도 많습니다. 저는 그게 안좋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좋습니다! 말하지 말아달라 하면 절대 말하지 않는 그 정직함이 좋습니다.


3. 예술적 감각이 있다.

 - 난세에 역작이 탄생하는 법입니다. 예민한 기질이 있다면, 어떤 현상을 남다르게 캐치하는 능력도 뛰어날 수밖에 없는데요. 그러한 남다른 감각을 이용해 예술로 승화시키는 예술가도 많죠. 라흐마니노프 처럼요. 그리고 예민한데 소심하다면 어떠한 괴리감에 시달리며 힘들어하는 분도 많곤 합니다. 제가 그렇죠. 그럴 때 그 감정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거나 하면 나름 느낌있는 작품이 나오더라고요. 글을 써도 나만의 차분하게 돌아있는(?) 표현도 잘 나와서 저는 또 힘들어질 때마다 예술 활동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 다소 해학적이지만, 내가 느끼는 민감함을 이용해 예술로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악기를 배우고... 어쩌면 그렇게 스트레스가 풀릴 것도 기대가 됩니다. 나를 표현하며 민감도를 해소해봅시다.


4. 눈치가 빨라서 센스 있다.

 - 일처리를 할 때나 사람들과 소통을 할 때, 특히 일처리 때문에 소통을 할 때 센스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사적인 대화는 어렵지만, 예민함이 장점이 되는 비즈니스 상황의 공적인 대화는 훨씬 쉽게 느껴집니다. 딱 필요한 부분이 정해져 있기도 하고, 일은 또 제대로 하고 싶어서 나도 모르게 핵심만 딱 전달하게 됩니다. 누군가 필요한 게 있을 때도 잘 캐치합니다. 사람들 사이의 분위기에 대한 눈치도 빨라서 그 상황에 맞는 행동도 잘 하곤 합니다. 사람들이 같이 있으면 편안해진다는 말을 듣기도 하는데, 상황에 대한 파악을 잘 하기 때문 같습니다. 가끔은 자신이 피곤해지지만, 눈치가 빨라서 좋은 결과를 낸 적이 많아 좋은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5. 예민하기만 한 게 아니라 소심했기 때문에 다행이다.

- 예민해져서 괜히 속에서는 화가 나지만, 소심했기 때문에 무턱대고 남에게 화내지 않아 다행입니다. 왜냐면 예민한 제가 괜히 일을 넘겨짚은 적이 많거든요. 하지만 티내지 않아서, 또는 티내지 못해서 조용히 넘어갈 수 있었죠. 남들이 보기엔 '역시 섣부르지 않고, 신중한 사람이군!' 이라고 느낄지도 몰라요. 경험 상 나중에 눈치껏 지켜봐도, 제가 섣불리 판단한 줄은 모르더라고요. (나만 아는 섣부름, 나름 쾌감이 있답니다.) 가끔은 내가 너무 갈등을 회피하나 싶기도 하지만, 또 가끔은 '그게 아니었네. 티가 안나서 다행이다!' 생각한 적도 많답니다. 종이의 양면 같은 말이지만 다행인 부분이 있다니 참 다행입니다. 뭐, 어쨌든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어요?


이외에도 많겠지만, 이렇게 여섯 가지로 추려봤습니다. 또 자기 비하가 막 올라올 때, 이 글을 꺼내 보며 자신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상기시켜주세요. 단점만 있는 사람 없고, 장점만 있는 사람 없습니다. 남들이 날 어떻게 볼지 두렵다면, 우선 내가 날 어떻게 보는지부터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무한한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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