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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우유우 Oct 11. 2022

나답지 않은 탈출구를 만들자

나답지 않으니까 해보자

평소의 나, 예전의 나였으면 절대 하지 않을 일이 뭐가 있나요? 그런 것들을 찾아서 시도해봅시다. 이 작업이 중요한 이유는, 예민하고 소심한 사람들에겐 꼭 어떤 탈출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어딘가 마음 한구석이 막혀있는 듯하고, 어떤 틀 안에 갇혀있는 기분이 쉽게 듭니다. 네, 제가 그래요! 아무래도 예민함을 느끼는 기준이 남들보다 민감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다가 내가 안하던 짓이라는 설정을 곁들이면, 효과는 배가 됩니다. 어떤 틀 안에 갇혀있는 기분이라고 말했듯이 그 틀을 깨기 위해선 다른 행동을 해야 하죠. 그동안 정적인 행동을 해왔다면 동적인 행동을 해보는 식으로요.


저의 탈출구를 말씀드리기 앞서, 저는 늘 정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나만 보는) 글을 쓰고, 요가를 배우고. 그래서 내가 하지 않은 일 중 관심 있는 걸 찾아봤습니다. 첫번째는 연기학원을 다니고 있는 것이며, 두번째는 이렇게 남들이 볼 수 있는 글을 계속해서 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번째는 주기적으로 프로필 사진을 찍는 것입니다. (*주의* 이건 저의 취향이니 막 따라하시면 안됩니다!) 꼭 여러분의 취향대로 움직이시길 추천드립니다.


연기학원을 다니게 된 건, 사실 가벼운 마음은 아니었습니다. 가볍게 시작할만한 작업이 아니기도 합니다. 겸사겸사 배웠다고 해두겠습니다. 감정과 상황과 사람을 계속해서 배우다보니 훨씬 마음의 문을 쉽게 열었습니다. 물론 예전에 비해서지만요. 하루가 버거웠어도 학원 수업을 들을 때만큼은 오로지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기분이 들어 좋았습니다. 영혼으로 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기에, 영혼이 치유받는 기분도 들었어요. 근데 정말 안 맞는 분들은 더 스트레스 받으실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두번째인 이 글쓰기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습니다. 저는 늘 글을 써서 나 혼자만 보고, 혼자만 볼 수 있음에도 글을 완전히 삭제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어쩐지 부끄럽기도 하고, 흔적을 지우는 게 습관이었어서 더 그랬죠. 그런데 이젠 브런치, 블로그, 인스타 등등 남들이 볼 수 있는 곳에 감정을 표현하고 상황을 표현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더이상 지우지 않기로 자신과 약속했습니다. 특히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더 다짐하게 되고, 갈증이 해소되었습니다. 글 쓰는 시간이 길어지니 잡생각을 할 시간은 자동으로 짧아지는 효과까지 있었죠!


마지막으로 프로필 사진 찍기는, 제 모습을 똑바로 마주하고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나를 싫어하는 마음도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물론 처음엔 카메라 셔터 앞에서 뚝딱이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몇 번 찍을수록 점차 나아지더라고요. 이젠 카메라 작가님의 부둥부둥을 받으며 행복하게 촬영하고 있습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되고, 나에게 이런 표정도 있구나 깨닫기도 하고, 표정이 많이 풀어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한가지 탈출구로는 부족합니다. 언제든 다른 탈출구로 이동할 수 있도록 두세가지 이상의 탈출구를 만드시길 추천드립니다. 세상에 대한 민감도를 조금이라도 해소하시길 저도 함께하며 기도하겠습니다.


참 나답지 않은 일들을 하다보면 생각의 전환이 생기기도 하는 좋은 영향이 일어납니다. 딱 한번이라도 해보면 웃겨서 웃음이 나기도 해요. 저는 갑자기 팝핀을 하루 배워보고 오기도 했어요. 물론 숨겨진 재능이 있진 않았고, 오랜만에 몸을 움직인 것에 의의를 뒀답니다. 완벽히 실패했지만 괜찮았어요. 나 또 새로운 거 했다며 혼자 뿌듯해했습니다. 앞으로 더 실패하고 싶어요. 도전하고 실패하면서 경험치가 쌓이길 바라고 있습니다.


평소에 여러분이 부러워했던 유형의 사람은 누구인가요? 그 사람은 어떤 일을 하던가요? 최근의 나라면 절대 안 할만한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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