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온유한 식물 누나 Jul 28. 2021

이상적인 실내 식물 테이블야자가 알려주는 느림의 미학

온유한 식물 누나의 플랜트 다이어리

바라던 바다, 승리호에도 등장한 이 식물

JTBC 힐링 예능 프로그램인 <바라던 바다> 다들 보고 계신가요? 이지아, 이동욱, 김고은, 윤종신, 샤이니 온유, 악뮤 수현 같은 셀럽들이 대거 등장하며 바다, 음식, 노래라는 세 가지 힐링을 선물하는 프로그램이죠.


그런데 여기서 온유, 동욱, 종신 님이 사용하는 남자방에 토분에 심어진 아담한 테이블야자가 등장하더라고요. 저 말고 이거 보신 분 계실까 모르겠어요. 마음까지 환해지는 선남선녀들에 시선을 빼앗겨 발견하기가 쉽지는 않을 거예요. 숨은 그림 찾기 정도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이 밖에 영화 <승리호>에서도 우주 공간에 식재된 공기정화식물로 홍콩야자와 나란히 테이블야자가 등장하기도 했어요. 그만큼 테이블야자가 적응력이 뛰어나고 공기정화 기능이 탁월하다고 해도 좋겠지요?


영화나 TV를 봐도 사람보다는 어떤 식물이 등장하는지 저절로 눈이 가는 게 이건 확실히 가드너의 직업병이 맞네요. 오늘은 아쉽게도 <바라던 바다>나 <승리호>가 아닌 테이블야자라는 식물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테이블야자, 알고 보면 고급진 이 식물!


테이블야자는 영명으로 Parlour palm이라고 하는데요, 응접실용 야자 정도로 해석이 되겠네요. 원래 멕시코나 과테말라 등이 원산지이지만 실내 식물로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부터 널리 키워져 왔다고 합니다. 빅토리아 시대에는 응접실(Parlour)이 집안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었고, 손님들을 맞이하거나 자신의 부와 소유물을 뽐내는 공간이기도 했죠.


응접실 한켠에 놓인 테이블야자라는 이국적인 식물은 집주인의 세련되고 국제적인 감각을 뽐내는 상징물이었다고 합니다. 테이블야자는 여전히 영국 왕립 원예협회의 어워드 오브 가든 메리트(AGM) 에 빛나는 아름다운 식물이기도 하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대중적이고 흔해 빠진 테이블야자가 무척 고급스러운 식물로 다시 보이기도 하는데요, 사실은 가격까지 무척 착한 식물이에요. 하지만 테이블야자의 유서 깊은 역사를 안다면, 더 이상 이 식물이 값싸고 흔한 식물로만 보이지 않을 거예요.


테이블야자가 이상적인 실내 식물인 이유


실내 공기정화식물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이상적인 실내 식물로 테이블야자를 꼽습니다. 테이블야자는 빛이 부족한 실내에서도 잘 적응하고 공기정화 기능과 증산 작용 역시 탁월한 식물이거든요.


민감한 구석이 없는 원만한 녀석이라 누구나 키우기 쉽고 병충해 발생도 적은 편이에요.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린 편이라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성장 속도가 느린 게 왜 장점이냐고요? 식물을 키우다 보면 고무나무나 몬스테라처럼 쑥쑥 잘 자라는 아이가 처음에는 좋아 보여도 곧 얘는 왜 이렇게 잘 자라? 하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특히, 인도 고무나무 같은 식물은 금세 천장을 뚫을 듯한 기세로 거대하게 자라기 때문에 오히려 공간의 전체적인 균형을 깨버리게 돼요.


테이블 야자처럼 예측할 수 있는 적절한 속도로 자라는 식물이 플랜테리어나 분갈이 등 관리 면에서도 훨씬 편하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답니다. 테이블야자라는 이름 그대로 테이블에 올려놓고 키우는 야자라는 뜻인 만큼 테이블, 선반, 책상 등에 올려두기 좋은 식물이에요. 자신의 속도대로 느릿느릿 자라는 식물도 우리 공간엔 꼭 필요한 법입니다.

그린 이 : 꼬마화가 박하윤


테이블야자는 기능적인 면에서도 손색이 없는데요,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의 유해 화학물질을 잘 제거하는 공기정화식물이에요. 공기 중으로 수분을 내보내는 증산 작용도 활발해 실내 공간의 습도 조절에도 좋습니다. 이국적이고 우아한 수형과 함께 공기정화, 습도 조절 기능도 뛰어나니 정말 이상적인 실내 식물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아요.


테이블야자의 꽃말은 더 우리의 마음을 잡아 끄는데요, 바로 '마음의 평화'라는 의미를 가진 식물입니다.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식멍하고 있으면 왠지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줄 것만 같은 이 식물! 어떻게 키우는지도 한 번 알아볼게요.


테이블야자 이렇게 키워요!


테이블야자는 대표적인 반음지 식물입니다. 아침 햇살이나 늦은 오후 스쳐 지나가는 햇빛 정도는 괜찮지만 직광은 좋지 않습니다. 잎 끝이 타들어가는 것은 직접 햇빛을 받았을 때 자주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해가 직접 닿지 않는 곳에 키우는 것이 좋고, 밝은 느낌이 드는 그늘 정도가 이상적입니다. 지나치게 어두운 곳에서는 실내조명으로 부족한 빛을 보충해줄 수 있습니다.


겉흙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지만 자칫하면 과습의 우려가 있어요. 물은 자주 주는 것보다는 차라리 건조한 상태로 내버려 두는 게 낫습니다. 토양이나 공중 습도가 낮아도 어느 정도 견디기 때문에 겉흙이 마르면 물을 주는 것이 좋아요. 주변이 지나치게 건조할 때는 잎을 중심으로 가끔 분무해주면 좋습니다.


분갈이는 자주 필요 없는 식물입니다. 뿌리가 꽉 차도 크게 개의치 않는 식물이라 잘 자라고 있는 중소형 식물의 경우 1년에 한 번 정도 분갈이하고, 대형의 경우에는 화분 겉흙을 추가해주고 주기적으로 영양제를 급여하는 것으로 번거로운 분갈이를 대체하기도 합니다.


테이블야자는 수경재배가 쉬운 식물이기도 한데요, 뿌리의 흙을 털어내고 깨끗이 씻어준 다음 화병에 물을 담아 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줄기나 잎이 물에 잠기지 않도록 물의 높이에 신경 써야 한답니다.


물은 식물의 뿌리에만 닿도록 수위를 조절합니다. 자갈 등을 깔아 수위 조절을 하면 쉽고요, 처음부터 입구부가 좁은 화병을 선택하면 원하는 높이에서 식물 고정이 수월합니다.


테이블야자처럼 느리게 느리게!


여름 하면 생각나는 싱그러운 식물들 중에는 소철나무, 수국 등이 떠오르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저는 테이블야자가 가장 먼저 생각나더라고요. 무더운 날씨에도 실내 공간 한 켠을 지키며 어둠을 이겨내고 느긋이 자신만의 속도로 천천히 자라는 테이블야자...


왠지 테이블야자의 속도에 맞춰 나도 한걸음 한걸음 느리게 살아가고 싶어져요. 뜨거운 여름 다들 빨리 자라려고 아우성치는 관엽 식물들 사이에서 급할 것 없다며 깃털 같은 우아한 잎을 한 장 한 장 천천히 펼치는 테이블야자..... 성급하고 성마르기 쉬운 이 여름에 키우기 딱 좋은 식물 같네요.

매거진의 이전글 풍수 인테리어 식물을 키우면 정말 운이 좋아질까요?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