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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한 식물 누나 May 23. 2021

식물 킬러 추천 물에서 키우는 수경재배식물


식물은 죽어 화분을 남긴다는 슬픈 말


스스로를 식물 킬러, 심지어 식물 저승사자로 자처하는 분들이 식물 금손(Green thumb) 보다 확실히 많은 것 같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식물은 죽어 빈 화분을 남긴다'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마저 떠돈다.


나는 식물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누구나 쉽게 키울 수 있는 식물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트렌디하고 포토제닉한 식물들보다는 대중적이고 키우기 쉬운 식물을 많이 픽하는 편이다. 내가 판매한 식물이 건강하게 오래 살아 부디 그 식물을 선택한 분들에게 작은 기쁨을 전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식물을 물에서 키울 수 있다?


식물 키우기가 처음인 분들, 너무나 많은 식물을 죽여 더 이상 자신이 없다는 분들에게 내가 권하는 것이 수경재배식물이다. 흙 없이 물에서만 키우기 때문에 물 주는 시기를 고민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물만 갈아주면 충분하다. 7~10일에 한 번 깨끗한 물로 교체해 주는 것이 전부라 식물 초보자도 쉽게 키울 수 있다.


많은 분들이 일반적인 식물은 수경재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대부분의 식물이 물에서 키우는 수경재배가 가능하다. 스킨답서스, 스파트필름, 테이블야자, 산호수, 아이비, 행운목, 몬스테라는 물론이고 산세베리아나 알로에, 선인장도 물에서 잘 자란다.



수경재배방법은 식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뿌리에 흙이나 오염물질을 완벽하게 제거해 주어 첫 물 환경을 잘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잎까지 물에 잠겨도 잘 사는 수중식물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식물의 뿌리만 물에 닿도록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수경재배식물은 키우기 쉽다는 것 외에 또 무엇이 좋을까?





수경재배식물은 이런 점이 좋아요!


먼저, 수경재배식물은 물에서 키우기 때문에 실내 습도조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경재배식물은 건조한 계절에 빛을 발하는데, 가습기 사용이 망설여지는 경우 수경재배식물로 대체해 보아도 좋겠다. '방 면적의 2~5% 정도에 해당하는 공간에 식물을 배치하면 실내 습도를 5~10% 정도 올릴 수 있다(출처 : 헬스조선 기사)'고 하니, 충분한 수량을 배치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 수경재배식물은 자연관찰 학습용으로 아주 좋다. 흙에서 키울 때는 식물의 뿌리가 성장하는 모습을 분갈이할 때 말고는 볼 일이 없다.


하지만 수경재배를 하면 잎, 줄기, 뿌리의 성장과정을 투명한 유리병을 통해 언제든지 관찰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의 자연관찰 학습용으로 예전에는 씨앗을 많이 심어 가꾸었다면, 요즘은 수경재배식물을 많이 선택하는 것 같다.



세 번째, 식물 병충해가 적다. 식물의 병충해는 흙에서 유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화분이 많은 집에서는 날벌레와 병충해와의 전쟁이 불가피하다.


아무리 깨끗한 분갈이 흙을 사용해도 키우는 과정에서 유입된 날벌레가 알을 낳고 번식하는 일은 흔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예 흙 없이 물에서 식물을 키우면 병충해가 원천 차단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주방은 서로 상충하는 기운인 물과 불이 만나는 곳이라 식물을 두면 풍수 인테리어상으로 좋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딱히 믿는 건 아니지만, 좋다는 건 하고 싶고 안 좋은 건 웬만하면 피하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하지만 음식을 하는 공간에 날벌레들이 날아다닐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화분 두기가 망설여진다.


이럴 땐 수경재배식물을 놓아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나도 주방에 소소하게 '나만의 워터가든'을 꾸몄는데 주방에서 일을 할 때마다 상쾌하고 기분 좋은 느낌이 든다. 싱크대에서 물을 바로 갈아줄 수 있으니 편리한 건 물론이다.



식물이 흙에서 얻는 영양분 없이 어떻게 자라나 의구심을 가지는 분들도 있다. 물론 흙에서처럼 왕성하게 성장하지는 않지만 물에서만 키워도 2~3년은 거뜬히 무탈하게 자란다. 영양분을 보충해 주고 싶으면 가끔 액상 영양제를 몇 방울 떨어뜨려주는 것도 좋고, 물에서 일정 기간을 키우다 흙으로 옮겨주는 방법도 있다.





성장이 빨라 잦은 분갈이가 필요한 몬스테라. 수경재배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오늘은 식물 킬러를 위한 플랜테리어 아이템으로 수경재배식물을 알아보았다. 많은 분들이 식물을 통해 좌절이 아닌, 생기와 힐링을 찾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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