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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한 식물 누나 Sep 27. 2023

식물이 가르쳐 준 3가지 삶의 법칙


식물을 가까이하는 일을 하다 보니 매일 식물의 새로운 모습이 보이고, 식물에게서 배울 점도 많이 발견하게 된다. 오늘은 10년 넘게 식물과 동고동락하며 발견한 삶의 3가지 법칙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1. 적정 거리의 법칙


식물은 가까이 두고 자주 만지거나, 지나치게 신경을 써 물과 영양을 자주 주게 되면 잘 자라지 못한다. 오히려 약간의 거리를 두고 필요한 때에 적당한 관심을 주면 식물은 가장 잘 성장한다. 물론 철저한 무관심은 식물에게 독이 되지만... 


식집사가 하는 일은 식물을 잘 키우는 것이 아니라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식물을 오래 키워보니 식물과의 적당한 거리 유지가 식물을 사랑하는 방법임을 알겠다.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도 시원한 바람 한 줄기 흘러갈 수 있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지...



2. 최소 노력의 법칙


동물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움직여 사냥을 하지만 식물은 한 자리에 머물며 가만히 광합성을 해 양분을 취한다. 멈춰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끊임없이 광합성을 하고 성장을 준비해 새 잎을 올리거나 꽃을 피울 채비를 한다. 모든 과정은 이미 계획이 된 것처럼 차분히 진행되며 불필요한 행동으로 에너지를 낭비하는 법이 없다. 


겨울에는 잎을 모두 떨어뜨리고 한동안 휴식을 취하는 나무도 있고, 실내 식물들도 기온이 많이 떨어지면 모든 활동을 최소화하고 휴식기를 가질 준비를 한다. 그래서 겨울에는 물 주기도, 영양 공급도 조심스럽게 미뤄두고 식물이 쉬는 대로 내버려 두어야 하는 것이다.


모두가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하던 시대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냥 잘하기만 하면 된단다. 노력하는 이들에게는 가혹한 말이지만 방향을 잘 잡아 똑똑하게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 아닐까 싶다. 쓸데없는 일에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빼앗기느라 우리의 성장은 늘 식물보다 뒤처지는 건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3. 공존의 법칙


몬스테라는 잎에 구멍을 뚫어 강한 열대 폭풍우로부터 자신을 지킬 뿐만 아니라, 아래에 있는 잎에게도 햇빛의 조각을 나눠 준다. 서양민들레는 수분 과정이 필요 없는 단위생식을 하기 때문에 벌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데도 예쁜 꽃을 피워 벌에게 꿀을 내어준다.


식물은 본능적으로 다른 생명체와 공존해야 함을 알고 있는 걸까지구 생물 총량의 80%가 넘는 식물은 인간이 딱히 필요하지 않은 데다, 인간이 환경파괴 등 무자비한 일을 일삼는데도 우리에게 숨 쉴 공기와 식량을 아낌없이 내어 준다. 함께 살 줄 아는 식물의 마음은 언제나 우리보다 한 수 위다. 



오늘은 테라스에 방치된 식물을 정리하다가 살놈살 죽놈죽의 법칙의 발견했다, 결국 살 놈은 살고 죽는 놈은 죽는다. 이렇게 식물은 매일 내게 재미난 이야깃거리가 된다. 우리 곁의 식물이 다른 분들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소곤소곤 건네고 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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