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가 않은 타지.

아홉 번째, 독일 뮌헨

by 하루


여행을 하다 보면 문득 그곳이 마치 내가 오래전부터 와본 적이 있었던 것 마냥 친숙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나에겐 독일 뮌헨이 그랬다. 유럽풍의 건물들 때문이 아니라, 그냥 그때의 날씨나 분위기에서 아주 조금의 향수를 찾았던 거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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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성은 세상 곳곳에 스며진 것이라서 인간은 끊임없이 그 현상태를 유지하려 시간을 멈추려고도 하고 곁의 사람을 붙잡기도 한다. 그렇기에 나 또한 여기서 이렇게 "낯익음"을 찾는 것 아닐까.





어떤 날엔 차가운 바람냄새와 섞인 실오라기 같은 시나몬 냄새에 기억하려 해도 나지 않던 여행의 시간이 불현듯 떠오르기도 한다.

그러면 그새 추억에 푹 빠져 인사했던 사람들, 나눴던 대화들, 뺨에 닿던 온도, 맛과 향까지 골고루 곱씹어보게 된다. 기억을 하다 하다 점차 단물이 다 빠지면 또 마음속에서 두근두근 여행 욕심이 생긴다. 그리곤 괜히 비행기표 어플을 뒤적거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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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국내를 사랑하라고. 근데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국내여행은 부모님이 데리고 가주셨기 때문에 익숙하기도 하고, 지금은 솔직히 해외로 여행 가는 것이 좋다. 왜냐면 내가 우리나라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물론 아주 많이 사랑한다!) 지금의 나는 우리나라 땅을 벗어나 넓게 여행하며 시야를 넓힐 때라고 생각해서다. 그리고 나와 아주 다른 사람들을 만나 다른 언어로 어설프게 소통하며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것들이 꽤나 긍정적인 충격으로 다가온달까. 그래서 아주 보수적이고 소심한 나의 마음의 문을 꽝꽝 망치로 부수고 늘려가는 과정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다른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최근,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짐을 찾으러 가는 길에 당분간은 좀 쉬고 싶다고 중얼거렸다. 그만큼 자주 다닌 여행도 아니었지만 으레 챙기는 여행짐을 챙기고 나만의 여행 루틴을 이행하면서 조금은 나에게 여행에 대하여 타성이 생긴 것 같아서였을까.


루틴 속에서 살아가는 일상이지만, 여행만큼은 루틴에 갇히고 싶지 않은 욕심인 것 같다.

그래야 하는 건지, 그러지 않아도 괜찮은 건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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