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원 Oct 14. 2022

맛있게 먹어야 소식할 수 있다

나를 살린 감정노트-10화

맛집을 찾는 데는 노력과 시간이 든다. 날이 갈수록 더 드는 기분이다. 맛집이 적어서라기보다는 맛집처럼 홍보되는 가게가 많아져서 그것에 가려진 '진짜 맛집'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별 다른 일 없이 먼 거리에 있는 맛집을 찾아가는 건 내게 아주 드문 일이다. 그곳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는 상상만으로 피곤을 느끼는 집순이이기 때문이다.

사실은 집밥을 좋아하기도 한다.


얼마 전부터 직접 밥을 해 먹기 시작하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다.

 

1. 그때그때  밥을  먹는  좋아한다

=기본적으로 밥이 맛있어야 식사의 만족도가 높다


식당을 다녀보면 밥이 맛있는 집이 있다. 그런 집은 반찬이 고만고만해도 마음속으로 후한 점수를 주게 된다. 아마 살면서 수백 혹은 수천 번쯤 공깃밥을 먹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밥이 맛있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쌀의 품질 혹은 밥을 갓지었는지 여부 중 어느 것이 크게 좌우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본 맛 이상을 하는 공깃밥은 아마 갓지었기 때문이지 싶다.


대학  교양과목으로 들은 사상체질 수업에서 교수님이 러셨다. 밥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영양성분이 사라진다고. 기억하기로는 8시간 정도였던  같다. 오래전 기억이 지금도 나는 건 당시에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먹어온 찬밥은 물론이고 온기가 남아있는 전기밥솥 안의 밥도 영양이 부실한 밥이었다니. 그래도 탄수화물로써의 역할은 해주었으니 피와 살은 되었을 것이지만.


사람이 하루에 세 번 밥을 먹는데 끼니마다 밥을 하는 건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다행히 밥만 먹고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다. 나는 어떤 날은 하루 한 번 밥을 하고 어떤 날은 두 번 한다.


2. 반찬 역시 많이 만들어두지 않고 한 끼 혹은 세끼에 먹을 양만큼만 만들어서 맛이 있게 먹는 걸 좋아한다

= 먹고 나서 ‘잘 먹었다’는 느낌이 드는 게 좋다


무엇보다 음식은 냉장고에 들어가면 맛있던 첫맛과 멀어진다. 나는 첫맛에서 너무 멀어지기 전에 먹는 걸 선호한다.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냉장고 안에 반찬통이 켜켜이 쌓여있는 걸 원치 않는다. 저온을 유지하기 위해서 쓰이는 전기도 아깝거니와 어느 통에 뭐가 들어있는지 몰라서 찾고 여는 게 번잡스럽다.


끝으로 내가 쓰는 냉장고가 작은 것도 이유다. 스스로가 이런 사람인 줄 알고 작은 것을 산 건지, 작은 걸 사서 내가 이렇게 사는지는 아직 확인해보지 못했다. 그러나 너무 작은 냉장고는 좁아서 불편하다는 건 써보면서 알았다 ;)


요리를 그때그때 하다 보니 반찬수는 1~3가지다. 대신 요리를 할 때는 재료를 골고루 넣는다.


3. 반찬은 접시에 덜어서 먹는다

=얼마나 먹었는지 알 수 있다


설거지가 몇 개 더 나오더라도 반찬을 덜어먹는 편이다. 첫째 이유는 냉장고에 있던 반찬통이 실온에서 미지근해지기 전에 넣기 위해서다. 그래야 신선도가 잘 유지되니까. 두 번째는 내가 얼마나 먹었는지를 가늠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하면 과식하지 않고 적당량을 먹는 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덜어먹으면 보기에 좋아서 기분도 좋다.



#소식 #방법 #적게 #먹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