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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Oct 15. 2022

환경을 위한 실천도 럭셔리할 수 있다



내 책 <전지적 지구 시점> 북 토크에 오신 한 참가자분이 내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며 말씀하셨다.

(그분의 표현과는 조금 다를 수는 있지만 내가 이해한 대로 적어본다)


두 번째 책을 쓰게 된다면 세련되면서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환경 실천 방법에 대해 써달라는 말씀이셨다. 환경을 위한 실천이라고 익히 알려진 것들이 취지는 좋으나 지속하기에 재미가 없고 불편한 걸 참아야 하는 면이 아쉬우셨던 것 같다.


말씀을 들으며 나도 공감이 되었다. 나 역시 재미있고 즐겁게 친환경 할 수 있는 방법이 뭐 없을까 고민하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에 열심히 찾아보고 생각해본 후 내가 내린 결론은 이거였다. 환경을 위한 행동은 덜 쓰거나, 안 쓰거나, 아껴 쓰거나 중의 하나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라는 것.


“환경”


하면 많은 사람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그분이 말씀하신 것과 비슷한 것 같다.

무겁다. 재미없다. 불편하다.


내 생각에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디자이너나 기업가가 아니고서야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멋지고 재미있기가 어려워 보인다.


나란 사람에게 그럴 만한 창의력이나 기업가 정신은 없는 것 같다.  내가 잘하는 건 환경에 좋은 실천이란 게 있으면 그걸 꾸준하게 하는 것이다. 이 정도 깜냥으로는 그분께서 바라는 책을 쓰기란 어려워 보였기에 나는 잠시 생각한 후 답변을 드렸다. 어떤 말씀인지는 잘 알겠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건 어려울 것 같다고 말이다.

.

.

.

북 토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날 내용을 복기하다가 불현듯 생각이 났다. 그분께 [에코크리에이터]라는 책을 추천해 드렸다면 좋았을 걸!


환경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은 왜 늘 심각하거나 재미가 없을까? 즐거우면서 환경에도 좋은 방식은 어디 없을까? 이 질문을 혼자서 자주 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 갈증을 느낄 때 만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책에는 패션, 문화, 예술, 제조 산업에서 환경친화적인 방식으로 다양한 시도를 한 사례가 담겨있다. 환경문제도 재미있고, 미적으로 예쁘고 세련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준다.

내가 만약 산업디자인을 공부했다면 미친 듯이(?) 이 분야에 빠져들어 실험해봤을 것 같다. 나는 처음부터끝까지 재미있게 읽고 나서 저자인 김대호 작가님이 쓴 다른 책도 모두 찾아 읽었다.


자본이 풍부한 기업, 손재주 좋은 창작자들이 환경을 생각한 참신한 아이디어로 사람들에게 신선한 영감을 주면 좋겠다. 환경문제 해결에 보탬이 되면서도 즐겁고 신나는 경험을 사람들이 해볼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 안 그래도 넘쳐나는 텀블러나 에코백 증정만 하지 말고 말이다.




나는 내 방식대로 속 시원~하게 친환경으로 사는 날을 꿈 꾼다. 덜 쓰고, 안 사고, 안 쓰는 불편한 방식이 아니라, 쾌적하고 안락한 에너지 자립형 삶을 꿈꾼다.


좋은 단열재를 사용해 지은 집에, 지붕엔 태양 전지판을 달고, 마당엔 갖가지 채소와 허브, 과실수 한 두 그루가 있는 자급자족용 생태텃밭을 가꾼다. 비가 오면 빗물을 저장해주는 시설이 빗물을 살뜰하게 모아주고, 차고 안에는 언제든 충전할 수 있는 충전기와 전기차가 있는 삶. 참, 에너지 저장장치도 하나 있어야겠다.


멋짐 폭발 럭셔리한 방식으로 환경을 실천할 그날을 위해, 나의 앞날에 로또 당첨에 버금가는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한다, 두 손 모아.


#환경 #보호 #실천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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