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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Oct 28. 2022

나는 어떤 계기로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전지적 지구 시점] 관련한 자리에 가면 환경에 관심을 갖게  계기에 대해 종종 질문을 아요.


처음 질문을  사람은 저의 지인이었어요. 특별히 의식하지 못하고 살았던 터라 질문을 받고 나서 시간을 두고 생각을 해봤습니다.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환경에 관심이 있었는가 하고요.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니 오래전부터 관심이 있었더라고요. 노력을   아니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니니 어찌 보면 태생적인 관심 같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의 이에요. 붓글씨 수업이 있는 날이었어요. 수업이 끝나자  친구들이 손과 팔에 묻은 먹물을 지우러 화장실로 습니다. 저도 손을 씻으러 갔는데 웬걸요. 비누가 없었어요.

친구들이 말했어요. 비누가 없어서 옆에 있는 주방세제로 지웠더니 훨씬  지워진다고 말이죠. 다들 그걸로 손을 씻은 모양이었습니다. 세면대에는 하얀 거품이 몽글몽글 살아있었습니다.


주방세제로 손을 씻어보기는 아마 그날이 처음이었던  같아요. 비누와는 다르게 많이 미끌거리고, 거품도 조금 달랐어요. 세제를   아마  조절에 서툴렀을 겁니다. 어쨌거나 친구들 말대로 먹물이  지워졌어요. 그런데 세면대에 없어지지 않고 몽글몽글 남은 거품을 보자니 마음이 불편했어요. '이게 맞는 걸까?'

 

며칠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일기 하나를 읽어주셨습니다. 일기장의 주인은 저였어요. 서예수업이 있던 날에 느낀 불편함을 일기에 적었는데 그걸 들려주셨어요. 고학년  누나 오빠도 생각하지 못하는 거라는 칭찬과 함께요. 예상치 않게 일기가 친구들에게 읽히자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깨끗한 환경이 건강에 좋다는  체험한 일도 있었습니다. 어릴  명절이 되면 시골 큰아버지댁에 내려가서 며칠 머물렀는데요.  그대로 농촌이어서 제가 좋아하는 가축을 실컷   있었어요.


좋았던 건 한 가지 더 있었습니다. 제가 당시에 여름만 되면 눈병을 앓았는데요. 서울에서 충혈된 채로 시골에 내려가면 다음날 눈병이 싹 사라졌습니다. 신기했어요. 서울도 큰아버지댁처럼 공기가 맑다면 눈병으로 힘들지 않을 텐데. 아쉽고 속상했죠. 공기가 좋은 곳, 깨끗한 환경에 대한 동경이 이때 생겼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야생동물이 멸종위기에 처하는  싫고 마음이 아팠어요. 원인이 뭔가 하고 봤더니 서식지 파괴 문제가 있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동물들이 행복하려면 서식지를 보존해야 한다는  알게 됐죠. 자연스럽게 동물이 사는 터전에 관심을 갖게 됐고, 농업, 무분별한 개발, 환경오염 등으로 관심의 범위가 확장됐습니다.


요즘은 저의 안정(안전), 평화 지향적인 성향이 환경에 계속 관심을 갖고 활동을 지속해가는 주된 동력인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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