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생각에 없던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 일이 생긴다.
동료가 밥을 사고 내가 후식을 사거나, 사무실에서 누군가가 커피 등의 음료를 돌릴 때가 그렇다.
가끔은 다른 이유를 대며 마시지 않은 적도 있지만
매번 그러기도 상황이 여의치가 않고 때로는 나도 먹고 싶어서 그냥 기분 좋게 먹는 날이 있다.
알다시피 일회용 컵은 가게마다 조금씩 다른데
어떤 것은 깨끗이 씻으면 일회용이라는 게 아까울 만큼 튼튼하고 예쁘다. 그런 건
회사에서도 쓸 일이 없을 땐 집에 가지고 와서
메이크업 브러시를 세척할 때 쓰거나 수납용으로 쓰기도 한다. 최근에는 분갈이 전 화분으로 썼다.
때로는 컵이 필요하면,
최선은 아니지만 이렇듯 이미 사용한 컵을 다시 쓸 수 있으면 그나마 낫다.
반면에, 빨대는 어떻지?
커피숍에서 쓴 일회용 빨대를 집에 몇 번 가져와본 적이 있는데 정말이지 쓸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지난 해 이 생각을 확실히 바꾼 일이 있었다.
<SBS 스페셜>에서 '미세 플라스틱' 편을 방송해 줬다던 회사 동료 말을 기억해 두었다가 방송을 찾아서 봤더랬다.
[다시보기] SBS 스페셜 515회
http://programs.sbs.co.kr/culture/sbsspecial/vod/53591/22000283303
다른 할 일이 있어서 몇 분만 보고 나머지는 나중에 봐야지 했는데 앉은 자리에서 다 보았다.
방송을 보고 나니까, 크기가 작고 크고를 떠나서 플라스틱은 무조건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 곧장, 카트에 넣어 두고 미뤘던 스테인레스 빨대를 주문했다.
늘 요청한 대로 되는 건 아니고 번거롭지만, "쓰레기 만들기 싫다" 는 피드백을 줘야 판매자 입장에서도 포장을 바꿀 이유가 생긴다고 본다.
포장에 대해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데 자발적으로 포장을 바꿀 판매자가 얼마나 될까.
이틀이면 오겠지 했는데 그 전에 판매자에게서 연락이 왔다.주문이 많아서 배송이 일주일 넘게 걸릴 것 같다고 했다.
방송효과인가? 사람들이 그래서 주문을 하는 건가?
배송이 지연된다는 말에 실망스럽기보다 기분이 좋았다.
며칠을 기다리자 빨대가 도착했다. 말로만 듣던 스테인레스 빨대다!
새 스텐이니까
사기 전에 망설였던 이유 중 하나가 쇠 냄새날까봐였는데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