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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니언수프 Sep 18. 2022

8월 기록 (5주~8주)

임신초기 증상, 입덧 증상과 식단 기록


8월 5일 (5주 2일)

너무 빼박 임신인 것 같아서, 입덧을 시작하기 전에 포식해야 한다며 J와 함께 포시즌스호텔 뷔페에 갔던 날.

이날은 잘 먹었고 만족스러웠다. 대게다리 여러 개 먹어서 뽕뽑은 날.


8월 9일 (5주 6일)

병원 방문.

이 때까지는 아직 회사에는 안식휴가를 낸 상태, 병원에 오전중에 갈 수 있었다.

임테기 확인하고 아주 일찍 병원에 가 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너무 일찍 가면 피검사(호르몬) 수치가 높게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조금 뭉개다가 갔는데 아기집+난황까지 보인다고 하셨다.


나는 환절기성 비염도 있고, 어릴 적 아토피도 있었기에 프로폴리스 없이 못 사는 사람이었는데 프로폴리스는 먹지 않는게 좋겠다고 하셨다. 후...ㅜㅜ 이 즈음부터 지금까지 양쪽 허벅지에 피부염증이 올라와서 긁는 게 일상이고 비염 증세도 가끔 다시 올라온다.


-보건소에 가서 임신부 뱃지와 각종 영양제를 받았다. 강서구 보건소는 엽산, 철분제, 유산균을 준다. 


-국민행복카드 (임신바우처 100만원을 사용할 수 있다.) 를 삼*카드에서 발급받았다. 

 베베*, 마미**, 같은 사이트를 경유해서 발급받으면 7~10만원 상당 선물을 주는 곳이 많은데 나는 워낙 마케팅성 메시지, 전화 권유를 싫어하는 사람이라, 그걸 고민하다가 결국 카드사홈페이지를 통해서 신청했다.

삼*카드를 통해서 하면 '모니모'라는 자산관리 어플을 설치 > 신청하여 주는 베이비박스 사은품이 있다. 

이 정도까지는 수용 가능한 범위였다.


-베이비빌리 어플을 깔았다. 이것도 비슷한 어플이 많은데 나는 추천이 많은 것 중에 하나를 설치 하였고,

같은 달 출산예정일인 사람들이 모이는 '베동' 게시판이 제공되어서 이게 좋은 거 같다. 


8월 11일 (6주 1일)

베이비빌리 어플에 적어 놓은 기록.

입덧의 정체가 드러나고 있다. 아침에 눈뜨면 일단 미식거림. 안 먹으면 안 먹었다고, 먹으면 먹었다고 미식거림. 울렁거려서 웩- 한번 해 줘야 좀 괜찮다. 아직 토 안하는 게 다행인가.


8월 12일 (6주 2일)

복숭아 토함, 이라고 어플에 적혀 있다.

토덧이 시작되는 것일까 무서워서 집근처 산부인과에 가서 바로 입덧약을 처방받았다.

2알씩, 2주치 즉 28알을 처방받았는데 1알만 먹었다. 그 때 이후로 쭉 1알만 먹어도 살 만했고 10주부터는 안 먹어도 괜찮았다.


8월 13일 (6주 3일)

J와 함께 가천린포크 구이구이센터 김포점에 소고기를 먹으러 갔다. 1층에 정육식당이 있고, 2층에서 차림비를 받고 구워 먹는 구조로 가격도 좋고 시설도 좋고 반찬도 맛있고 너무 좋았는데, 정작 고기를 양껏 먹지 못했다. 소고기구이 참 좋아하는 나인데... 그날은 너무 느끼하게 느껴졌다.

이 집 김치만 몇 번 퍼다날라 먹었다. 김치 맛집임.

적다보니 그래도 6주 중반까지는 고기도 구워먹고 잘 지냈었구나 싶다. 이 때 이후로 굽는 고기 못 먹었다.


8월 16일 (6주 6일)

안식휴가가 끝나 회사로 복귀했다. 복귀하자마자 팀장과 같은 파트원들께 임신 사실을 알리고 임신초기 단축근무를 신청했다. 단축근무는 신청 당일부터는 안되어서 황당했다.

그리고 그 이후 얘기지만 HR에서 일주일 넘게 단축근무 승인을 안 해줘서 더 황당했다. 그 사람이 승인요청 건 안 보기로 유명한 사람이라고 익히 들었지만 마음 쫄리게 이게 뭐냐....


8월 20일 (7주 3일)

산후조리원 예약.

집 코앞에 좋은 산후조리원이 있어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후기 몇 개만 찾아보고 방문후 바로 계약.


8월 23일 (7주 6일)

병원 진료. 주수에 맞게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165bpm.

여기는 난임병원이라 그런지 (난관조영술, 남성검사를 받고 숙제날을 받았던 병원이 이 곳이라 처음에는 쭉 여기를 다녔다.)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 모두 기뻐하거나 들떠있지 않다. 워낙 이런저런 케이스가 많아서 그런 거겠지 싶다.


8월 27일 (8주 3일)

베이비빌리 어플에 적어 놓은 기록.

아침 울렁거림을 안했다. 어제는 치킨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잘 먹고 잤다....??

입덧 증세가 원래도 왔다갔다 한다지만, 또 괜스레 불안해서 많이 찾아봤던 것 같다. 내가 치킨을 먹다니?? 잠을 잘 자다니?? 하면서.



<6주 이후 증상, 식단>

나는 대체로는 입덧이 심하지 않게 온 편인 것 같았다.

복숭아를 토한 이후로는 입덧약을 적절히 먹어 가며 지내서 한번도 토하지 않았고 (토덧 x)

아침에 눈 뜨면 미식거렸으나 J가 열심히 과일과 빵을 사다 나르고 챙겨줘서, 먹으면 괜찮았다. (울렁덧 o)

체덧은 진짜 심했던 것 같고 아직 완전히 끝난 건 아닌듯 하다.

- 먹을 때는 잘 먹는데, 먹고 나면 누가 내 멱살부터 명치까지 꽉 잡고 놔주지 않는 느낌...

저녁 먹으면 자기 전까지 누울 수 없고 속 갑갑하고 트림도 안 나오고 진짜 제일 괴로운... 너무 속이 갑갑하니 먹는 양이 자연스레 반으로 줄었다. 입맛도 없고 냉장고 냄새도 싫고 장보기도 싫고 부엌일 중단.

양치덧은 뒤늦게 지금 생겼다. 혀 뒤쪽이 그렇게 시고 쓰고 해서 혀를 닦으려고 시도만 하면 구역질이 심하다.



구운 고기는 가천린포크 이후로 아예 싫었고 11주인 지금까지 먹지 않았다. 먹으라면 먹을 수야 있었겠지만 생각하면 느끼하고 울렁거렸다. 같은 맥락으로 튀김이나 전도 그랬고, 돈까스나 제육볶음 같은 덩어리진 메뉴는 속이 편하지 않았다. 생선, 해산물 요리도 싫고 맑은 국물도 싫고 거의 무조건 얼큰한 국물이 필요했다.

정말 어쩌다 가능할 것 같은 날, 떡볶이에 튀김이나 치킨을 먹은 날이 있었다.



아침 

아침에 뭐라도 먹어야 하기에 바게트, 식빵 등 버터풍미가 없고 마른듯한 빵과 비스킷을 계속 사 뒀다.

과일도 엄청 사 뒀다. 방울토마토, 메론, 키위, 포도, 샤인머스캣, 복숭아, 자두, 사과 등 여름에 볼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과일을 다 먹었다. 저 중에는 방울토마토와 자두가 제일 좋았다. 

과일은 결혼 전에는 억지로 엄마가 포크 찍어줘야 먹는 사람이었는데, 요즘 과일 너무 잘 들어간다. 

인생에서 과일 제일 잘 먹는 시기.


점심

회사에 다니고 있고, 입덧이 심한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팀원들과 같이 식사를 했다. 어쩌다 내가 메뉴 선택권을 갖게 되면 얼큰한 국물 위주로 골랐다. 팀장의 국밥 위주 메뉴 취향이 참 싫었는데 적극 지지하게 됨. 

순두부찌개나 김치찌개가 제일 좋았던 거 같다.


저녁

단축근무를 끝내고 오면 침대에서 곧 잠든 날이 많았다.

J가 부엌일을 전담했다. 자고 일어나면 기운이 없고 입맛이 없어서 밥 반공기도 먹지 못했다.

그나마 많이 먹은 건 콩나물국밥, 쌀국수, 비빔국수, 멸치국수, 샐러드, 뼈해장국, 김치볶음밥, 김치만두 정도였고 가끔 컵누들이나 육개장 컵라면을 먹었다.

콩나물국밥은 초반에 고기 들어간 것도 싫고 비린내 안 나고 개운해서 제일 좋았던 거 같고, 조금 뒤부터는 내가 김치와 뼈해장국을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인지 미처 몰랐다.



아!

입덧캔디로 유명한 레몬캔디는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입덧약 덕분에 간식의 도움이 덜 필요하기도 했고, 어쨌던 사탕이기 때문에 원래 사탕을 안 좋아하기도 하고 뒤에 남는 단맛이 너무 싫어서 처음 몇 개 먹고 안 먹었다.

레몬캔디....당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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