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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재 Jun 10. 2024

그렇게 어른이 되어갑니다.

장애물 앞에서 성장하는 법



길을 걷다가 진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사진출처_인스타/온재캘리그라피


인생은 시도 때도 없이 돌부리에 걸려 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타인의 눈엔 별거 아닌 작은 돌멩이 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다시 일어나지 못할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예상치 못한 이벤트로 마음에 어둠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열심히 걷다가 무심코 마주한 짙은 어둠이 깔린 골목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까만 골목 입구에서 걸음이 멈췄다. 뒤 돌아갈 수도 없고 칠흑 같은 어둠 안으로 들어갈 용기도 없었다. 그 순간 할 수 있는 것은 하염없이 까만 골목길을 바라보는 것뿐이었다. 어쩌지 못하고 서 있는 마음속으로 들어온 어둠의 무게에 결국 주저앉고 말았다. 눈물도 흐리지 않았고 생각이 멈춘 상태로 멍하니 골목 입구만 바라보았다. 예전 같으면 어둠의 무게를 이겨내기 위해 무리해서라도 걸음을 옮겼을 것이다. 그러면서 생겨난 상처들은 또 애써 외면했을 했겠지. 하지만 이제 그러기엔 체력도 마음도 너무 지쳤나 보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쯤 흘렀을까. 쪼그려 앉아 생각을 멈추고 멍하니 시선이 가는 대로 앉아있다 보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까만 골목에 희미한 실루엣이 보이기 시작했다. 빛이 들기 시작한 걸까? 자세히 들여다보니 빛이 들어오는 건 아니었다. 그저 어둠에 익숙해지고 있는 내가 있을 뿐이었다. 실망감을 안고 고개를 떨구는데 발아래 잡초인지 들꽃인지 모를 풀떼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언제부터 거기에 있었을까. 순간 울컥 눈물이 차 올랐다. 혼자가 아니었나 보다. 그 작은 풀잎이 뭐라고 위로가 되었다.


사진출처_인스타/온재캘리그라피


나이가 들어서 인지 아니면 진짜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다만 예전과는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감당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문제들 앞에서 나를 던져 해결하려 했다면 이젠 기다리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 어둠의 무게 앞에서도 무조건 움직이길 시도하기보다는 익숙해 지길 기다릴 줄 알게 되고, 관찰하게 되었다. 그리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주변을 살피는 마음이 생겼다. 이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건가 보다.


사진출처_인스타/온재캘리그라피


어려운 문제를 마주하면 고요히 시간을 보내며 기다릴 줄 알게 되었다. 좋은 책을 읽으며 그 안에서 답을 찾기도 하고 지나온 시간들을 복기하며 길을 찾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 체력이 떨어져 좋은 점도 있다. 바로 움직일 힘이 없어 반 강제로 누리는 삶의 여백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으니까. 나이 듦을 너무 서글퍼하지 않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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