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장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nl Oct 02. 2018

일기 쓰는 법

동식이, 한창훈

“일기 쓰는 법을 가르쳐주실래요.”

“좋아. 딱 일 분만 들어봐.”


아저씨는 바늘에 새 미끼를 달고 테트라포드 구멍 사이로 내렸다.


“네.”

“어제 아빠가 어디로 낚시를 가셨지?”

“아저씨도 가셨잖아요.”

“아무튼 대답만 해봐. 어디로 가셨지.”

“가두리요.”

“어디 가두리?”

“세영이네 아저씨 가두리요.”

“그럼 그것을 그대로 쓰는 거야. 자, 이번엔 누구랑?”

“소설가 아저씨하고 슈퍼 아저씨하고,”

“그것도 쓰는 거야. 가두리는 어디에 있지?”

“동도 앞에요.”

“좋아. 그러니까 아빠가 슈퍼 아저씨와 소설가 아저씨랑 세영이네 아저씨 가두리로 낚시를 가셨다. 가두리는 동도 앞에 있다. 거기서는 참돔과 우럭, 조기를 키운다. 아침 열 시에 가신다고 해서 나도 같이 가려고 했다……”

“아저씨.”

“왜?”

“듣기 싫어요.”

“그래. 그럼 그만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포크댄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