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습관 모임 참여자 민OO 님
* 습관을 만드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개월 단위로 운영되는 습관 모임에 참여하신 분들이 자신만의 습관을 만들기 위해 기꺼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그 과정들을 묵히지 않고 글의 형태로 모아갈 예정입니다.
- 자유롭게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n년째 자기소개에 젬병인 서른 살 민OO입니다! (반나절을 고민하고 가져온 소개가 이것이니... 알만하지요?)
- 어떤 계기로 습관 모임에 참여하셨나요?
음... 사실 저는 습관 부자입니다! (flex?) 습관과 관련된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니 꽤나 얄밉게 들릴 수도 있지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이유 없는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갔던 편이었어요. 그러한 불안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 매달릴 수 있는 일상 속 무언가가 필요했어요. 그냥 왜 그런 것 있잖아요. 오늘 내가 하루를 정말 쓸모없이 보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도, ‘그래도 내가 운동은 했잖아’, ‘그래도 나 책이라도 읽었어.’, ‘괜찮아 일기는 썼잖아’ 하며 스스로를 안심시킬 것들이요. 그때 그렇게 매달렸던 것들이 지금까지 좋은 습관이 되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 너무 집착하여 스스로에게 부담을 가져오기도 하지만요! 그리고 제가 습관 부자라고 말하면 좋은 습관들만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실 수 있겠어요! 하지만 저는 나쁜 습관도 왕창 가지고 있습니다. 버릇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중 하나가 바로 제가 습관 모임을 참여하게 된 이유입니다. 궁금하신가요? 아래에서 계속되겠습니다.
- 제가 놀아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절주와 글쓰기, 정말 힘든 습관 두 가지를 고르셨어요. 재미있는 습관들입니다. 두 개가 묘하게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요. 왜 이 습관들을 만들고자 하셨나요?
저는 술을 정말 좋아합니다...! 너무 행복하잖아요!! 혼자 마시는 술도 왕창 좋아하고요...! 맥주를 좋아해서 별명이 민맥주였던 적도 있습니다. 게다가 술을 마시고 난 후의 숙취가 없어서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으니 부담 없이 계속 마시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굳이 마셔서 기분이 좋지도 않은데, 그리고 맛도 그다지 없는데, 정말 마시지 않아도 괜찮은데 굳이 굳이 자기 전 맥주 한두 캔씩은 꼭 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며 혼잣말로 ‘습관이네. 습관!’ 거렸어요. 또 한 가지 문제점은 숙취가 없다 보니 혼자서도 술을 많이 마시게 되었고, 늦게 잠들게 되고, 컨디션도 그다지 좋지 않은 상태로 다음날을 맞이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안 마셔야지. 조금만 마셔야지 했지만, 그놈에 ‘습관이 되었네... 습관 됐어’ 때문에 매번 망했습니다. 어른이 되고 나니 저 자신에게 제동을 걸어줄 존재는 저뿐이더라고요... 그러다 습관 모임을 발견했고, 지독하게 자리 잡은 습관을 없애기 위한 습관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이아몬드를 깰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다이아몬드인 것처럼… 습관을 깨는 유일한 것은 습관! ㅎㅎ 그렇게 정한 ‘절주’라는 습관과 절주를 5일 내내 절대 하지 못할 것이라는 혜안으로 비교적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글쓰기를 선택했습니다...! (저 야비한가요? ㅠㅠ)
- 정말 거의 매일 음주를 하시더라고요(조롱 아닙니다). 종종 조금만 마셨다고 인증하실 때는 살짝 취기가 오르셨는지 기분이 좋아 보이기도 했어요. 참기 힘드셨을 건데 대단하십니다(이것 또한 조롱이 아닙니다).
우선, 괄호 러버로서 괄호가 두 개나 있는 질문 아주 좋아합니다. 네, 정말 거의 매일 음주를 합니다...! 진짜 습관이라 부를만하죠? 보통 인증할 때 마시는 만큼 마시면 몸도 정신도 딱 좋은 상태로 다음날도 상쾌하게 맞이할 수 있는데, 습관 모임을 만나기 전엔 그 이상을 간 적이 많았어요. 참기 힘들기도 했는데 한편으론 ‘이렇게 쉽게 참을 수 있는 걸 여태껏 스스로를 방치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습관 모임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겠지요! 고마워요 습관 모임
- 글 쓰는 습관을 어떠셨나요. 저도 과거에 글 쓰는 습관을 만들려던 적이 있었는데 매일 무언가를 써내야 한다는 게 저는 참 힘들더라고요.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매일 일기를 쓰고, 글을 써왔던 편이었어요. 올해엔 예전만큼 매일 쓰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오래도록 가지고 있던 습관이라 금방 다시 찾을 거로 생각했지요. 그랬기 때문에 앞서 말씀드렸듯 일종의 보완책으로 ‘글쓰기’라는 습관을 선택한 것이었는데, 억울하게도 힘들더라고요. 대체 왜 습관이란 깃들이는 것은 뭣 같이 힘든데 사라지는 건 뭐가 있긴 있었나 싶을 만큼 쉬운 걸까요? 허무합니다!
- 10월에도 참여해주셨는데 절주 습관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절주는 아직 습관이 되지 못했나 봅니다.
네...! 억울하네요. 좋은 습관은 들이는 것보다 없애는 게 쉽더니, 나쁜 습관은 들이는 것보다 없애는 게 100배 어렵네요!. 습관이란 왜 이런 것인가요?!!!
- 말씀하시는 거 보니 그 습관은 내년까지 갈 것 같기도 합니다…(이건 조롱일까요?) 그전에 9월 한 달 동안 열심히 인증해주셔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실 저만 생각하면 이 좋은 걸 여태껏 몰랐다니 싶을 만큼 무척이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다만 모두들 건강하고 보기만 해도 열심히 살고 싶게 만드는 습관들을 인증해주시는데, 혼자서 매일 술 마시는 사진을 인증하니 민망하기도 하고, 모임원분들에게 폐 끼치는 것 같아 죄송하기도 했습니다…ㅎ 그래 놓고 이번에도 또 그 짓을 합니다. 전!
- 1년 뒤에도 인터뷰해보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계속 음주해주세요. 모임 운영에 바라는 점은 없으셨나요?
오래도록 해주세요…! 바라는 것은 오직 그것뿐입니다! 도울 것이 필요한가요? 말씀해 주세요!
- 도울 것이라… 조금 더 고민해보고 제대로 도움을 청하겠습니다. 더 말씀하시고 싶은 게 있다면요?
음, 자신이 만들고 싶은 습관이 무엇인지 아는 것만으로도 정말 멋지고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습관 모임을 함께하시는 분들 모두 대단하시다는 말 전합니다!
- 습관 모임은 민OO 님의 건강한 삶을 항상 기원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