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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에서는 어떤 학교를 다니나요?

국제학교

by 버츄리샘 Feb 08. 2025

"여보, 우리 아이들이 다닐 학교를 수십 군데 알아보고 있지만 마땅한 곳이 없네."

남편의 고생에도 쉽게 학교를 결정할 수 없었다.

산티아고에서 가장 크고 비싼 국제학교 하나 알고 있었는데 대기도 많고 비용도 비싸서 가지 못하는 쪽으로 결정이 났다.

아쉽지만 또 다른 학교 찾아볼 수밖에 없었다.

칠레 산티아고에는 유명하고 좋은 사립학교도 많지만 외국인이 들어가서 적응하기는

쉽지 않고 입학도 어렵기 때문에 주로 국제학교로 알아보게 된다.

스페인어를 더 배우고 싶다면 사립학교에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칠레사람이라면 혹은 칠레 이민자라면 보내고 싶은 사립학교들이 많이 있었다.

공립도 많이 있지만 칠레사람들은 빈부격차가 교육에서부터 심하기 때문에

주로 사립이나 국제학교를 많이 보낸다.

주재원들이 살았던 동네에서는 공립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음을 보면

비싼 동네일수록 국제학교나 사립을 선호함을 알 수 있다.

공립의 질이 한국처럼 높지 않기에 그렇기도 하고, 칠레는 어렸을 때부터 학교를 통해 인맥이 형성되기에 학교 결정이 중요하다.

하지만 동네에 따라 좋은 공립학교도 있어 만족하고 보내시는 분들도 계셨다.


산티아고에는 가장 큰 미국식 국제학교가 Nido de Aguilas 있다.
The International School Nido de AguilasThe International School Nido de Aguilas

니도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있어 규모가 상당히 크다.

미국식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학교가 대규모이니 행사 규모도 크고

방과 후로 누릴 수 있는 수영장, 공연장, 축구장, 각종 운동 경기장들이 있어서

고학년부터는 니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학교는 회사 지원 외에도 일정 부분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80~90% 지원이 된다.

나중에 큰아이는 3학년이 되고 결국은 니도로 학교를 옮기게 되었는데 아이가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다양한 행사와 방과 후 수업도 유익하였고,

수업과 담임선생님의 전문성도 확실히 보장되는 느낌이 들었다.

단 수업이 7시 50분에 시작되어 스쿨버스를 일찍 타야 한다.

집마다 다르지만 6시 반에 타는 아이들도 있었으니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즐겁게 학교를 가는 아이들이 많았다.

Nido에서의 생활Nido에서의 생활
처음 다닌 학교는  Chartwell international school이다.

유치원이었는데 우리가 가는 그 해 3월 초등학교가 오픈하였다.

초등학교라 해도 딱 1반이 다였지만

나중에는 점점 학년이 늘어나고 중학교 과정도 생겼다. 부지가 넓지 못해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는 따로 떨어져서 생겨났고

넓은 주택을 빌려 개조하서 학교로 사용하는데 소규모 학교라 가족적이다.

가격적으로도 니도의 반값 밖에 안되었고 회사의 100% 지원으로 다닐 수 있었다.

영국식 국제학교로 영어로 생활하고 캠프리지의 교육과정으로 수업하는 학교이다.

세르비아에서는 상당히 큰 학교로 자리 잡았고 칠레에 개교한 지는 1년이 안되었다.

한 반에 아이들이 12명 정도인데 담임교사가 원어민으로 2명이나 붙어서 학습적인 면이나

생활지도 부분에서 만족스러웠다. 작은 학교라 행사 때마다 만나는 학부모님들과 자주보고

친밀해지기도 하였는데 영어를 잘하고 외국인과 소통하는 것을 즐긴다면 만족스러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


Chartwell international schoolChartwell international school
Chartwell에서의 생활Chartwell에서의 생활

큰아이는 year1. 둘째 아이는 f1(킨터)로 시작한 학교생활.

3월은 적응하느라 아이도 엄마도 멘붕 그 자체였다.

남편이 일주일은 데려다주는데 내릴 때쯤은 두 녀석 모두 안 가고 싶다고 울부짖었다.

남편은 후에 웃으며 이사진을 보는 날이 올 거라며 사진을 찍어 놓았는데

지금 봐도 아이들이 못 알아듣는 영어로 하루 종일 외국인과 살아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애잔하지만 그때 그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은 아이들의 성장에 큰 씨앗이 되어줄 거라 믿게 되었다.

2주 차 때는 스쿨버스를 타는데 아침마다 한 놈은 식탁 밑에 숨어 있고 한 놈은 가기 싫다고 울고 있었다.

겨우 데리고 아파트 앞에 나갔는데 스쿨버스 앞에 가자 큰 아이가 울자, 둘째는 아파트를 향해 줄행랑을 쳤다.

'오 마이 갓' 나의 머릿속은 새하야한 도화지로 변하는 순간이다.

그날은 등교를 포기하고 집에 다시 들어갔다. 점심때는 싸두었던 도시락을 까먹으며 하하 호호 웃고 있는데 엄마의 심정은 타들어 갔다.


그러나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이 여지없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통하여 웃으며 학교에 가는 날이 늘어나고  때론 주말에도 학교에 가고 싶다고 애원했다.

학교에 다녀온 아이들의 옷과 신발은 어디서 뒹군 것이 분명한 상태로 돌아온다.

그만큼 학교에서 뛰어놀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온 것 같아 마음이 놓이고 그제야

엄마는 한시름 놓게 되었다.


우리가 경험한 두 학교는 크기도 분위기도 매우 달랐지만 모두 좋은 학교였고 아이들과 부모들에게도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칠레의 학교생활은 만족스러웠고 떠날 때 많이 아쉬워했다,


하지만

한국에 귀국해서 엄마들이 하는 공통적인 이야기가 있었다.


한국의 공교육도 굉장히 만족스럽고
특히 한국 급식은 감동 그 자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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