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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이모 Jul 15. 2023

절대 기죽지 말라고

남편 듣고 있니?



잠잠했던 남편은 요즘 다시 퇴사얘기를 한다.

3년 후 라고 했다

5년 후 라고 했다 시기를 따지며

월 최소 생활비가 얼마인지 자꾸 확인한다.


분명한 건 사십 대 중반인 남편이

5년 후에 회사를 그만둬도

일반적인 정년퇴직이지 (금융 쪽은 좀 빠르다고 한다)

조기은퇴는 아니라는 거


남편은 파이어족이 되기 위해

브런치에서 선배님을 찾았다.


내 글은 끝까지 읽지도 않는 그가

그의 글은 알림을 해놓고 읽고

심지어 하트와 댓글도 남긴다.


조금의 질투와 조금의 호기심으로

나도 그분의 브런치를 구독하고 정독했다.



결국 그분은 이도저도 아닌 내 브런치를 구독했고

난 이걸 보란 듯이 남편에게 자랑했다.


(공무원 파이어족님은 실제로 퇴사 후 월 150만 원

수입을 위해 간헐적 알바를 하고 있다.

나머지 생활비는 월세와 배당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남편은 그분처럼 퇴사 후 아르바이트할 생각을 하며

 달콤한 상상을 하는 듯했다.


 근데 곧, 시들시들한 남편의 무릎이 말썽을 일으켰고

 쉴 틈 없이 밀려드는 일과 약속에

 집에만 오면 소파와 침대와 한 몸이 되었다.


축축한 습기가 그의 정신과 몸 둥아리를

짓누르는 듯했다. 퇴사 후 일상을 상상하며

한껏 들떠있던 그의 얼굴은 더 이상 볼 수없었다.


전세 대출금리가 내릴 줄 알았는데 올랐고

세입자를 구했는데 갑자기 계약해지를 했고


매월 월급날 주식을 사 모으는 재미로

힘든 걸 버티는 남편은

다음 달부터는 사는 금액을 반으로 줄여야겠다고 했다.

이는 퇴직 후

달콤한 일상과 멀어지고 있다는 시그널이다.



기죽지 말라고 (전한길선생님♡)

네 인생 우습지 않다고 귓청이 터지도록

말해주고 싶다.


남편이 계속해서 자유로운 일상을 희망하고

달콤한 꿈을 꿨으면 좋겠다.




남편을 비롯해 두 아들도

원하는 것을

원할 때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렀으면 한다.


내 시간을 내 뜻대로 쓸 수 있는 자유

그리고 거기서 오는 만족감이

펜트 하우스에 사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확신하니까.




두 부자 동네를 연결하는 터널을

만들기에 여념 없는 사회에 휘둘리지 말고

우리 만의 파라다이스, 킹덤을 찾으며




의존적인 삶대신, 장기적인 비전을 위한
성장을 일궈냈으면 한다.


포인트만 누적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시도, 도전과 실패도 누적이 된다는 걸

그들도 알았으면 한다.


(유튜브를 한 경험은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게 해 줬고,

매번 떨어지는 공모전을 도전해 보는 것도

실패를 예상하며

시도하는 땐땐한 마음을 가지게 해 줬다)





나만 좋아하는 사람을 찾아 집 밖으로 나온 게

찔려서 쓰는 글.


기죽지 않고 계속 뭐든 써보려고 한다.

이슬아 작가님처럼 유명인이 되지 않더라도

내 인생 우습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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