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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업공방 디렉터 Jul 14. 2023

2023 아이들의 여름방학을 그리다

프리랜서 아빠의 여름방학 서포터

퇴사한 지금 2시간씩 주 3일 그 외에는 자유롭게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일할 수 있다. 그래도 앞날이 선명하지 않은 초보 사업자로서 살고 있노라니 아이들이 곧 방학을 한다는 소식에 왜 덜컹 겁이 나는지 모르겠다. 아마 작년 이맘때 기억 때문이겠다.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될 퇴사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이들이 방학을 했다. 그땐 사무실도 마땅치 않아서 카페에 전전할 때인데 아이들이 방학을 하니 점심도 신경 쓰이고 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렇게 일주일 이주일 지나니까 내가 퇴사를 한 건지 육아휴직을 다시 한 건지 헷갈릴 지경에 이르렀다. 한편으론 직장에 매이지 않으니까 이것도 누릴 수 있는 시간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위안을 삼긴 했지만... 마음에 갈등은 여전하다. 


자유로운? 내 직업 포지션을 십분 활용해서 아이들과 물놀이도 가고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활동을 같이 하려고 생각 중이다. 무엇보다 잔소리는 줄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활동을 하며 같이 놀아야겠다. 초등학교만 지나면 부모 품을 떠난다고들 말하는데 큰 아이는 내년에 6학년이니 이제 방학 네 번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 생각에 오늘 긴급 가족 모임을 소집했다. 


가족 모임 때 각자 기대하는 여름방학을 적어보게 했다. 


아들 1은 다음과 같이 적었다. 

1. 원마운트 워터파크 가기 2. 퍼플아카데미-매일 5권씩 읽기 3. 캠핑 - 고기가 맛있어서 4. 롯데월드 - 학교 체험학습 때 비가 와서 놀이기구 잘 타지 못하고 온 게 아쉬워서 5. 에버랜드 - 티익스프레스 타고 사파리에서 사자도 보기 위해 6. 자전거 타고 한강 가기 


아들 2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1. 원마운트 - 작년에 갔을 때 너무 재밌어서 2. 한강 - 축구도 하고 한강라면을 먹고 싶어서 3. 영화관 - 무서운 영화를 보고 싶어서 4. 진안 - 교회 친구들하고 갔던 계곡이랑 1박 2일 텐트에서 놀았던 게 재밌어서 5. 제주도 - 올레국수도 먹고 싶고 자연 속에서 마음이 편안해지니까 


아내 1. 할머니 할아버지와 경기도 이천 여행 2. 원마운트 3. 진관사 계곡 미끄럼틀 4. 취미부자가 되길 - 피아노, 축구, 3D팬, 그림 그리기, 독서, 아들 1 구구단 정복, 아들 2 한컴타자 정복을 제안했다. 


나는 아침에 평소와 같이 일어나 규칙적인 공부시간과 해야 할 필수 미션을 완료하고 나면 하고 싶고 가고 싶은 일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기로 했다. 그렇게 23년 여름방학을 아이들과 함께 그려가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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