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미혼모가 힘들까? 미혼모의 딸이 힘들까?
만약 누군가 내게 이 질문은 한다면 나는 당연히 미혼모라고 답할 것이다.
미혼모보다는 미혼모의 딸이 백번 천 번 낫다고 말할 것 같다.
나 혼자 건사하기도 힘든데, 나 홀로 아이도 건사해야 하고, 돈 벌고, 육아하고, 혼자서 다 할 자신이 도무지 없다.
무엇보다 어릴 적부터 미혼모였던 엄마의 삶이 힘들어 보였다. 어릴 적 내가 가끔 아빠에 대해 물어보면 말을 잇지 못하는 엄마의 눈이 슬퍼 보였다. 엄마라도 날 버리지 않아 줘서, 날 지켜줘서 고마웠다.
그래서 내가 말을 못 했잖아. 나도 힘들었다고.
엄마에게 아빠가 보고 싶다고 말하면, 그게 당신에 대한 배신일까 봐.
아빠가 보고 싶다고 말하면, 엄마가 더 힘들까 봐. 엄마가 슬플까 봐. 엄마가 내게 미안할까 봐.
엄마가 나는 더 힘들다고, 넌 나 아니었으면 살지도 못했다고 내 감정을 무시할까 봐.
나도 너 버린다고 말할까 봐.
그래서 단 한 번도 말하지 못했어.
근데 나도 슬펐어. 엄마.
나도 아팠어.
시간이 흐른다고 저절로 크는 게 아니더라고.
나조차 들여다보기 힘들었던 그 마음. 이제 털어놓을까 해.
이제는 정리를 하려 해.
당신이 보고 싶고 그리운 내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