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이야기
인터넷에서 우연히 보게 된 질문이었다. 정말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했고 글을 쓰게 되었다. 만약 요가 개인 레슨을 하고 있는 경우라면 이 질문이 크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요가 학원에서 그룹수업을 통해 요가를 배우고 또 수련하게 된다. 앞에서 시범을 보여 주는 강사나 옆에 있는 다른 학생들을 보면서 따라 하거나 혹은 강사의 구령에 맞춰 몸을 움직이고 자세를 취한다. 매번 강사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내 자세를 잡아 달라고 할 수가 없으니 스스로 질문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지금 똑바로 하고 있는 게 맞나?'
같은 요가 자세를 하더라도 기계가 아닌 이상 사람마다 자세는 다 다를 수밖에 없다. 선천적으로 신체 어떤 부위가 약한 사람, 부상을 입은 사람, 뼈의 구조나 길이가 다른 사람, 만성 통증을 앓고 있는 사람, 아기를 임신 한 사람 등. 신체적인 면뿐만이 아니라 실연을 당한 사람, 부모님과 싸운 사람, 직장을 잃은 사람, 큰 일을 앞두고 있는 사람 등 사람의 신체적인 컨디션, 몸의 구조, 그리고 마음의 상태는 다 다르다. 요가 그룹 수업에서 다른 사람을 보고 따라 하거나 구령에 맞춰 억지로 해내는 것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다.
요가는 자기 수련이다. 이 말은 '요가는 자기 혼자 하는 수련이다'는 뜻이 될 수도 있고 '요가는 자기와의 싸움이다'라는 말이 될 수도 있다. 요가는 정확한 수련 방법만 알게 된다면 오히려 자기 혼자 수련할 때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태는 자기가 가장 잘 안다. 어떤 움직임이 있을 때 근육의 느낌, 관절의 느낌 혹은 통증, 호흡까지. 자기 몸의 반응을 자기가 제대로 인식할 수만 있다면, 다른 그 누구보다 심지어 강사보다 정확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이 감각을 찾고 그에 맞는 요가 수련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요가 강사들의 몫이다.
요가 자세는 셀 수도 없이 다양하지만 우리가 대표적으로 알고 수련하는 자세는 그다지 많지 않다. 한 가지 자세를 두고도 어제는 잘 됐는데 오늘은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다. 또 오늘은 잘 됐는데 내일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왜일까? 몸과 마음의 상태가 매일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의 감정은 몸 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또 감정과 연관 짓지 않아도 몸의 상태는 시시 때때로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한 가지 요가 자세를 두고도 정말 미묘한 차이의 다양한 자세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가 강사들은 지도자 과정을 통해 아사나 정렬법을 배우고 실제 수업에서도 이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내용을 토대로 생각해 본다면 각기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수업에서 정렬만을 강조하는 강사의 구령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가 자세를 할 때 나쁜 정렬 상태에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바른 정렬 상태에서도 통증을 느끼거나 부상을 당하는 사람이 있다. 획일적으로 운동을 시킨다는 것은 너무나 폭력적인 방법이다.
그렇다면 요가 그룹 수업 안에서 혹은 나 혼자 어떻게 수련을 해야 부상이나 통증에서 자유롭고 효과적일 수 있을까? 나의 몸 상태를 진단하고 해부학을 공부하고 정렬법을 익히면 된다. 하지만 이것은 오랜 경험과 시간적 투자가 필요하다.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수련을 한다면 의사나 요가 강사는 필요가 없겠지?
가장 빠르고 안전한 방법은 바로 호흡이다. 요가 자세를 할 때 수련을 이끌어 나가는 '머리'는 호흡이 되어야 한다. 호흡이 닿는 만큼 자세를 하면 된다. 내가 숨을 참고 버틸 수 있을 만큼 자세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호흡할 수 있을 만큼의 자세를 해야 한다.
요가 수업을 하다 보면 숨을 참고 버티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사람은 힘이 들거나 긴장을 하면 근육의 수축과 동시에 숨을 참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허리를 뒤로 젖혀 후굴 하는 자세. 나도 숨을 참는다면 더 할 수 있다. 하지만 호흡이 닿는 만큼만 하면 생각보다 뒤로 많이 넘어가지 않는다. 또 반대로 호흡을 깊게 하다 보니 생각보다 더 깊은 자세를 하게 되기도 한다. 반드시 충분한 호흡을 해야 한다. 깊은 호흡이 동반되면 절대 부상이 오지 않는다. 하지만 요가 학원 그룹 수업에서 호흡을 가르쳐 주는 강사는 드물다. 또 호흡하며 자신의 몸을 인지할 수 있는 시간을 여유 있게 주지 못한다. 수업에 정해진 시간적 제한이 있을 뿐 아니라 학생들이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대부분의 요가 그룹 수업은 너무 바쁘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세요.' '숨을 들이마시며 다리를 벌리세요.'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위험한 큐잉이다.
외부로 향하는 에너지의 흐름을 나 자신에게 내부로 돌리는 것이 요가다. 요가 자세를 하면서까지 다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 나의 다리나 팔이 말도 안 되는 반대 방향으로 가있지만 않으면 된다. 미묘한 차이와 불균형은 나 스스로 느끼면서 호흡하면 된다. 요가에는 맞다 틀리다가 없다. 충분히 깊게 호흡하며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요가 자세를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