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이야기
내가 요가 학원을 등록할 때 보던 기준은 딱 하나였다. 요가 학원의 시설과 분위기. 학원의 시설이 얼마나 깨끗하고 고급스러운지? 나를 맞이 해주는 강사들이 얼마나 예쁘고(?) 친절한지? 그 당시 나는 별 다른 기준 없이 그저 그 학원의 첫 이미지만을 보고 요가 학원에 등록 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면 잘몰랐으니까.
나는 부득이 하게 이사를 자주 다니게 되면서 (물론 그 요가 학원이 잘 맞지 않아서 옮겨 다닌 것도 있다.) 여러 요가 학원을 다녀 볼 수 밖에 없었다. 한 학원에 정착하지 못하고 유목민 처럼 이곳 저곳을 다니며 몇년 이상 수련을 하다보니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적어도 3개월 이상을 다니게 될 요가 학원을 선택할 때 실패 하지 않으려면 어떤 기준들이 필요했다.
나는 요가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먼저 요가를 접하고 수련을 하게 되는 요가 학원에 대해 생각 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적어도 내가 직접 경험하면서 생긴 좋은 요가 학원을 선택하는 기준들에 대해서 글을 쓰면 요가를 시작하려는 사람, 혹은 요가 수련 할 곳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이렇게 정리 해본다.
정말 몇 번을 말해도 아깝지 않은 부분이다. 나는 이제 요가 학원에 가면 가장 먼저 물어보는 말이 있다. '원장님이 직접 수업하세요?' 그런 경우도 있지만 수업을 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장이 하는 수업에만 참여 해봐도 그 요가 학원의 수련 분위기와 수준을 알수가 있다. 원장이 아니라 부원장이 주로 수련과 수업을 한다면 그것도 오케이다. 어차피 그 부원장이 원장 급이라는 얘기니까.
하지만 원장도 부원장도 수련이나 수업을 하지 않고 운영 관리만 하는 곳이라면 일단 다니고 싶은 요가 학원 순위 권에서 제외 하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원장이 수련을 하지 않고 그저 운영에만 신경쓰는 경우 그 학원은 요가의 본질을 잃기가 쉽다. 당연히 운영이 잘 되는 곳이 좋긴 하지만 우리가 요가 학원을 가는 목적이 요가 수련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이 부분을 더 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요가는 단순히 헬스장 처럼 기구와 공간만 있다고 스스로 운동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요가 학원의 영적인 분위기와 수련의 깊이가 충분한 곳으로 가야 한다. 그러려면 그 학원의 리더인 원장의 마인드와 사명감이 중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소리다. 적어도 자기 분야에 대해 열정과 애정이 있는 리더 라면 수업을 놓지 않을 것이다. 왜? 필드에서 직접 학생들을 만나고 가르쳐야 감각과 열정을 찾을 수 있으니까.
물론, 요가 수업을 들을 때 원장 수업에만 들어가라는 것이 아니다. 그 요가 학원에서 원장이 한 타임 이라도 수업을 한다면 참여해보라는 것이다.
대게 요가 학원은 파트타임 강사를 채용한다. 파트타임 강사들은 요일 별로 오전에 수업 몇번, 오후에 수업 몇번을 하고 다른 센터로 이동한다. 그러다 보니 그 학원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강사가 적게는 3명에서 10명 이상 되는 곳도 있다.
파트 타임 강사들은 각자의 수업 스타일이 있고 개성이 다 다르다. 이 부분은 장점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수업에 참여해 볼수 있으니까. 하지만 파트타임 강사들은 오래 근무 하지 않고 금방 그만 두는 경우가 허다하다. 급여가 맞지 않거나, 근무지 거리가 너무 멀거나, 몸이 아프거나 여하튼 어떤 이유에서든 개인적인 이유로 강사 자꾸 바뀐다면 이런 경우 강사는 자신의 수업에 참여 하는 학생들에 대한 책임감이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생각을 해보자 내가 요가 학원을 다니게 될때 월,수,금 혹은 목,금 요일을 나눠서 참여할 텐데 (사실 이마저도 꾸준히 다니기 어렵다.) 매번 다 다른 강사와 다른 수업을 해야 한다면 어떨까?
파트타임 강사가 많은 요가 학원. 물론 이것 자체가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한번의 수업을 해도 책임감이 강하고 최선을 다하는 좋은 강사들도 정말 많다. 다만 강사가 자꾸 바뀌는 요가 학원은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고정적으로 상주하며 수업 하는 강사가 한두명이라도 있는 요가 학원을 찾는 것이 좋다. 혹은 파트타임 강사들만 있더라도 내가 가려는 요일의 강사가 얼마나 근무했는지 한번쯤은 물어볼 것을 권한다.
여러가지 목적을 가지고 운동을 하려는데 있어서 우리는 그에 해당하는 시간과 돈을 지불한다. 그중 요가를 선택했고 그에 상응 할 만한 요가 학원을 찾는 것이다.
현재 요가 학원은 레드오션이다. 번화가에 한 건물 건너 하나씩 요가 학원이 있는 것을 보면 알수 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요가 학원은 서로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 실력 경쟁이 아닌 가격 경쟁 말이다. 맞다 운영 능력도 실력이다. 하지만 생각을 해보자 다른 학원보다 가격을 내리고 파격적인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하면 많은 사람들이 몰릴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면 학원끼리는 앞다투어 계속해서 가격 경쟁을 하게 된다. 한 곳에서 시작해서 가격을 계속 해서 내리다보면 그 지역의 전반적인 요가 학원의 가격이 다 내려간다. 이렇게 되면 학원 운영자는 제대로 된 운영을 하기 위해서 혹은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곳의 지출을 줄이게 된다. 무엇 부터 줄이게 될까? 10년째 요가 강사들의 수업당 평균 페이는 3만원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강사들이 갖고 있는 실력, 혹은 연륜에 비해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면 강사는 더 좋은 곳을 찾아 떠나게 되어있다. 요가 선생님이 계속 바뀌는 이유중에 하나다. 또 무엇을 줄이게 될까? 전반적인 학원의 시설의 청결도만 봐도 알수 있다. 바닥에 널부러진 머리카락, 오래된 수건, 낡은 매트, 몇일 째 수리되지 않는 탈의실 락커, 여기 저기 틈이 생기고 나사가 빠진 가구, 비어있는 디퓨져 등등. 계속해서 관리자가 줄어들고 그에 따른 수준도 내려가기 마련이다.
요가 학원의 운영자 역시 사람이다. 돈을 벌어야 살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돈만 생각해서 운영하는 곳이라면 내가 운동하기에 적합 한 곳은 아닐 것이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요가 수련을 잘 할수 있게 할것인가? 어떻게 하면 요가를 잘 가르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요가가 더 발전 할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수준을 높일 수가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재등록을 하게 할까? 어떻게 하면 (비싼) 지도자 과정에 등록하게 할까? 어떻게 하면 더 벌수 있을까? 만 생각 하는 곳이라면 절대 오래동안 다니기 힘들 것이다. 운동은 반드시 목적을 가지고 한다. 그 목적을 이루는데 있어 적합한 곳이 어딘가 따져볼때 절대 가격만을 중점에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른 말로 하면 공부하는 요가 학원으로 가라가 되겠다. 강사들이 모여 끊임 없이 공부하고 수련하는 살아있는 요가 학원이 좋다. 워크샵이나 오픈 강의 등이 많이 열리는 곳. 물론 워크샵이든 특강이든 역시나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해서 스타성이 있는 강사만을 초청해서 수업을 연다거나, 비용에 비해 퀄리티가 현저히 낮은 워크샵을 여는 곳이 아니라. 정말 제대로 된 공부와 수련의 장을 제공하고자 실속적이고 좋은 기회들이 열리는 곳을 말 한다. 하나의 워크샵이나 특강을 열기 위해서는 기획, 주제 선정, 섭외, 홍보, 모집 등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그만큼의 열정과 관심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과연 이런 학원이 죽어 있을 수가 있을까?
요가는 그저 땀을 빼고 다이어트를 하는 피트니스가 아니다. 수련이다.
자세가 교정되고, 살이 빠지고, 아팠던 부위가 나아지고, 재활이 되고, 질병을 예방하는 등의 다양한 결과들은 실상 요가의 부수적인 효과 들이다. 이것들을 위해 요가를 시작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제대로 수련하는 사람들은 알것이다. 이러한 효과들은 요가 수련을 하니 따라오는 것들에 불과 하다는 것을. 요가는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오랜 전통과 그에 따른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제대로 알고 수련 할수 만있다면 말이다. (이것이 무슨 말인지 궁금하다면 요가에 대한 다른 글도 읽어보시길 권한다.) 제대로 된 수련을 하려면 그에 맞는 알맞은 환경과 좋은 강사의 가르침이 필요하다. 다른 운동에 비해 레벨에 따른 차등 지도가 가장 많이 필요한 운동이 바로 요가라고 생각한다. 처음 오는 사람, 수련이 오래 된 사람이 한 곳에서 수업을 받는 다면 강사는 대체 어느 수준에 맞춰 수업을 해야 할까? 나의 수련의 깊이를 더 해 갈 수 있는 학원을 찾는 것이 좋다.
물론 이것들이 가장 완벽하게 이루어 질 수 있는 방법은 소그룹 레슨이나 개인레슨 일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요가를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소그룹이나 개인 레슨을 통해 수련 할 것을 가장 권한다. 하지만 비용적인 부분의 부담이든 주위에 소그룹이나 개인레슨을 하는 곳이 없어서든 요가 학원을 선택 해야 한다면 그냥 운동이 아니라 수련을 하고자 목적을 갖길 바란다. 목적이 바뀌면 좋은 요가 학원을 찾는 것이 훨씬 까다로워 질 것이다.
이 글을 읽고 나와 생각이 다른 분도 있을 것이다. 혹여나 그런 부분이 있다면 비난과 비판이 아닌 의견을 제시해 살포시 주시면 좋겠다. 더불이 이 글은 비단 요가 학원에만 해당하는 글이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작은 한 개인의 생각이지만 부디 도움이 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