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직서가 Oct 03. 2024

마흔 넘어 시작하는 경제공부

[경알못 엄마의 돈공부 여정기]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돈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시간을 위한 돈을 만들어야 한다.

                                                        『부의 추월차선』 , 엠제이 드마코




언제부터였을까? 

우리 집 책장에 『부의 추월차선』이 꽂혀있던 게 꽤 된 것 같다. 6년 전 인천으로 이사 오면서 들고 왔으니, 10년쯤 된 것도 같다. 오랜 기간 책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데도 한 번도 펼쳐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만큼 경제나 투자에 문외한이자 관심밖 영역이었다.





작가 김종봉, 제갈현열의 『돈 공부는 처음이라』는 돈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준 책이다. 따박따박 배당금과 적은 금액이나마 부동산 수입이 있었지만, 복리의 마법과 돈이 돈을 벌게 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빼서 사용하는 건 쉽지 않았다. 현실은 배당금, 월세 수입과 무관하게 월급만으로 살아야 했다. 5인 식구가 월급으로 살아야 하니 뒤늦게야 돈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러나, 무엇을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난감했다. 때마침 이 책을 만났고, 내게 나침반이 되어주었다.



이 책을 통해 얻은 건 두 가지였다.

 1. 내게 지금 필요한 건 나만의 투자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거였다.

'나는 100만 원을 모으고 싶은 사람인가? 100만 원을 불리고 싶은 사람은 가?'라고 자문하니, 나는 후자였다. 이 질문은 공부의 메인과 서브 라인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2. 주식은 엄두도 못 내던 나였다. 가진 돈을 잃을까 두려웠고, 공부를 하더라도 무엇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난감했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나만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걸 어느 책 보다 깊게 깨닫게 해 줬다.


 





다시, 『부의 추월차선』으로 돌아가 이 책은 단순히 돈 버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개념에 대해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자유를 꿈꾸지만, 대부분 꿈을 실현하는 방법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 드마코는 우리가 흔히 따르는 방식이 얼마나 느리고, 비효율적인지 지적한다.


우리가 흔히 걷는 길을 '보행자 도로'라고 한다. 이를 투자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즉흥적인 소비와 경제적 무 계획으로 평생을 재정적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계층을 말한다. 조금 더 나아간 삶은 '서행 차선'이다. 이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고, 돈을 아끼며 투자하는 전통적 방식으로 부를 축적하는 부류를 말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느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젊음과 자유를 포기하게 만든다.



그럼, 다른 방법이 있다는 걸까?

저자가 제시하는 건 '추월 차선'이다. 능동적으로 수입을 창출하고, 비즈니스와 혁신을 통해 자산을 빠르게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시간과 노력을 단순히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자는 동안에도 돈이 벌리는 구조! 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방법을 찾으라고!


추월 차선에서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를 빠르게 목표로 이끌어 준다. 경제적 자유를 젊은 시절에 누리고 싶다면,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추월 차선을 찾아야 한다.


사실 진짜 부족한 것은 시간이라는 자원이었다.
 『일인칭 가난』 p.122



『부의 추월차선』을 읽고 '소비자'와 '생산자'라는 단어에 빠졌다. 하루 8시간 직장이란 곳에 메여 나를 채용한 사람의 주머니를 불려 주니 나는 '소비자'라는 걸 알게 됐다. 막연하게 퇴직을 꿈꿨는데, '생산자'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문득, 매월 지금 버는 월급만큼 만들어 낼 자신 있는가?라는 고민이 들었다. 월급은 고사하고 절반도 스스로 만들 자신이 없었다.  내가 생각하는 소비자와 생산자의 가장 큰 차이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을 내가 원하는 것들로 채우고 싶은 욕망. 내게 도움 되지 않은 사람, 관계, 일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작가 안온의 『일인칭 가난』속 주인공은 돈 버는 일에 치여 자신만의 시간이 없는 생활을 이어간다. 수면의 부족 속에서 살아간다. 안정과 미래를 계획할 시간이 가난한 사람에겐 없다. 그 모습을 보며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이런 고민을 하면서 '생산자'의 길로 가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자문한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생산자가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 시간을 사용하는 생산자를 꿈꾼다. 소비자는 남의 시간을 사용하며 살아간다. 회사의 시스템 안에서 내가 할 일을 분배받고, 그 시간에 따라 보수를 받는 구조로 내 시간은 내가 아닌 회사의 것이 된다. 반면, 생산자는 나의 시간을 나 자신에게 투자하고, 그 시간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경제적 가지만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주도권자를 뜻한다.






마흔 넘어 돈 공부를 시작하는 건 두려움과 불안과 함께 걷는 기분이었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이미 너무 늦은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마음을 짓눌렀다. 하지만 돈에 대한 공부는 삶에서 피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는 걸 깨달았다. 돈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 관리 방법 등 가계부부터 써봤다.


처음엔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웠다. 경제 용어 하나하나가 어렵게 느껴지고, 숫자는 복잡하기만 했다. 하지만 새로운 시작이 그렇듯, 차근차근 발걸음을 내딛다 보니 조금씩 익숙해지고 나만의 속도가 붙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바로 여기에서 발을 내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한 장씩 경제책 읽는 것부터 시작했다. 작은 성취가 쌓이니 불안은 점차 사라지고 자신감이 생겼다.





겨울, 아이들 데리고 '따뜻한 나라에서 한 달 살기' 라는 뚜렷한 꿈이 생겼다. 단순하게 한 달만 살고 올 생각은 없다. 배움을 돈으로 바꾸는 기술을 고민해 생산자로서 보내고 오고 싶다.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 내 시간과 에너지를 원하는 대로 쓸 수 있도록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중이다. 두려움을 무겁게 짊어지기보다 지금 이 과정을 즐기려한다.

 





이전 04화 따박따박 배당금이 내 통장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