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선택하는 길은 언제나 스스로의 의지에서 시작되지만, 그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우리는 진정한 나를 찾는다.
『달과 6펜스』, 서머싯 몸
고양이를 보면 '자립'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집 안을 돌아다니는 자유로운 걸음걸이, 혼자 있고 싶어하는 태도, 무슨 일이 있어도 스스로 해결하는 모습이요. 고양이를 보며 나도 나도 저렇게 혼자서 잘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비 오는 날 밖에 있는 고양이를 떠올려 봅니다. 비를 피할 곳을 찾아 다니겠지요. 비를 막아주는 우산. 우산은 고양이가 아무리 독립적이라도, 세상의 모든 것들을 혼자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겉으로 강해 보여도, 비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내립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건네는 우산이 필요하죠.
그런 모습이 우리의 삶과 참 닮았습니다. 아무리 스스로 강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가끔은 예상치 비를 만나니까요.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자립에 대해 배웁니다. 스스로 옷 입고, 밥 먹고, 점점 더 많은 것들을 혼자 해결하죠. 어른이 되면 더 큰 일들도 혼자 해내야 합니다. 새로운 도전들을 마주하면서 때로는 힘들고, 때로는 뿌둣합니다. 고양이처럼 혼자서 잘 해내고 싶어도, 때때로 비가 내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
내가 아무리 자립하고 싶다고 해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라는 걸 배웠어요.
『작은 아씨들』 , 루이자 메이 올컷
비 오는 날, 우리는 모두 우산이 필요합니다. 고양이가 비를 피할 곳을 찾는 것처럼요. 우리도 누군가의 우산 아래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우산을 쓴다고 해서 우리가 자립적이지 않다는 게 아닙니다. 우산은 우리의 자립을 위해 더 오래, 더 강하게 유지해 줄 수 있는 도구라는 겁니다.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하는 게 자립이 아니라,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줄 아는 게 진짜 자립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재밌는 상상을 해볼께요.
만약, 고양이가 정말 스스로 우산을 펼칠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고양이가 조그만 우산을 쓰고 비를 피하며 다니는 모습은 아마 많은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을 짓게 할 겁니다.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영리 해서요.
우리는 가끔 나 자신이 고양이처럼 자립적이고 독립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서로의 우산 아래에서 잠시 쉬어가는 순간들이 필요합니다. 비 오는 날, 고양이도 사람도 서로를 보호해줄 우산이 필요하듯, 우리는 누구나 함께하는 연대의 중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가끔은 도움을 받는 게 강한 거야. 모두 다 혼자 할 필요는 없거든.
우산은 단순한 보호의 도구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리가 함께할 때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상징하는 물건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고양이는 스스로도 강하지만 누군가의 우산 아래서 쉬는 동안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산 아래에서 비를 피할 때, 그 짧은 순간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시간인거죠.
이처럼 자립적인 삶을 살아가면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우산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참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고양이와 우산은 어찌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입니다. 하지만 자립적인 고양이와 보호해주는 우산은 서로 꼭 필요한 존재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때로는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가끔은 우산 같은 존재가 필요하죠. 그리고 그 우산은 다른 사람이 건네줄 때도 있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우산이 되어줄 때도 있죠.
우리가 고양이처럼 자립적인 존재가 되어가는 동안, 우산 같은 사람들이 곁에 있으면 좋겠습니다. 자립이란 혼자서만 모든 걸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우산을 펼칠 수 있는 용기와 누군가에게 우산이 되어 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는 것입니다.
이제는 비 오는 날, 고양이와 우산이 함께 떠오를 것 같습니다. 혼자서도 잘할 수 있지만, 함께라면 더 나은 삶을 살아갈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고양이와 우산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네요. 우리는 모두 스스로 서 있는 고양이이지만, 서로의 우산이 되어주는 연대 속에서 더 따뜻하고 강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만 잊지 말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