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마지막엔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어떤 모습이고 싶은가?
2009년 개봉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엔 이런 말이 나온다.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을 뿐, 마지막 도착하는 곳은 같단다.
현실이 싫으면 미친개처럼 욕을 하거나 신을 저주해도돼.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받아들여야 해.
어떤 과정이며 어떤 것을 이루었다 할지라도 결국은 마지막은 같은 곳이며 결국 모든 것은 받아들여야 된다는 것이다.
2007년 개봉한 [드림걸즈]란 영화도 있다. 그 당시 비디오로 보았던 영화이지만 이때 배웠던 소위 원씽 하나는 이것이다.
매듭은 풀어야 한다.
아무리 고통뿐인 생이었을지라도 마지막 순간에 우리가 해야할 일은, 새롭게 무언갈 더 한다거나 못다한 것들을 해보는 것이 아닌 지나간 삶의 매듭을 풀어가는 것이다.
못다한 이야기들, 이런저런 연유로 멀리한 사람들, 용서못할 사람들, 용서 받아야될 사람들... 모든 것들을 생의 마지막엔 풀고 가야 한다.
아직 삶이 한창인 사람들에겐 와닿지 않는 이야기일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 말이 틀린것도, 이해 못하는 그대가 틀린것도 아니다. 그저 때가 아직 안되었을 뿐.
언제 죽을지 알 길 없이 갑작스레 이별을 고하는 이도 적지 않다. 어떻게 해야할까? 순간의 삶에 매듭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용서받을 짓도, 용서할 일도 만들지 않는 것. 쉽진 않지만 늘 마지막을 염두에 두고 산다면 생의 마지막이 어떤 모습이 되길 바란다면 이런 깨어있음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풀지못하 매듭이 있다.
하지만 언젠간 풀게 될 것이며, 풀어야만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을 위해서.
생은 매듭과 풀어감의 연속이다. 상처라는 매듭이 단단할수록 어쩌면 삶은 더욱 견고해질 수도 있지만 그만큼 눈물을 흘리는 것은 마음속의 자신이다.
매듭을 푸는 일 역시 또 하나의 상처가 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눈 내리고 비 내리며 삶을 걸어갈 때 풀어져서 오히려 헤어진 그 줄이 스스로 성장하게 하는 큰 밑거름이 되어있음을 발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