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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Sep 25. 2021

넌 그런 존재야.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핸드폰 화면 창에 두 눈을 고정한 채 부산하게 자판 위로 두 엄지 손가락을 놀리다가, 갑자기 그리고 무심코 고개를 들어 앞에 나있는 창문을 바라봤다.


다른 빛이 새어 나와서.


머리 위에서 공간을 밝혀주던 조명도, 작은 화면에서 새어 나오는 네모난 핸드폰 불 빛도 아니야. 그런 빛들이 아니야.

내 시선을 사로잡은 그 빛은, 새하얗고 찬란한 나만 볼 수 있는 빛이야.


넌 그래. 항상 날 둘러싼 모든 인위적인 빛에서 날 구해줘. 창문 밖의 산들바람과 팔랑이는 풀잎들, 불타는 노을을 볼 수 있게 해 줘.


넌 그런 존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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