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면,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된다.

안녕, 나는 불안이

by 온이




20살이 되어서 내가 가장 크게 느낀 감정은 ‘불안’이었다. 첫 독립과, 대학생활, 취업, 적성, 연애, 일 등,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남들과 같은 줄에 서서 불안함을 움켜쥐고 살았다.

20대에는 이 불안감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몰라서, 불안감이 압도할 때는 숨죽여 울거나, 침대 밖으로 한 발자국도 못 나간 날들도 많았다. 다들 불안감을 승화하여 독기로 이뤄낸다고 하는 데,

나는 그 불안감이 엄습하면 침대에서 일어나질 못했다.


왜냐하면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것이 무서웠고, 어려웠고, 미성숙하고, 여렸다.


안녕 나는 불안이


여러 번 불안으로 인해 상황을 그르치다 보면, 알고 싶지 않아도, 내가 어떤 부분에서 크게 불안감을 느끼는지 알게 되었다. 우리는 경험과 실수로 결국 우리 자신을 알게 된다.


나는 경험에서 늘 성공만 하고 싶었고, 어딜 가든 늘 사랑을 받고 싶었고, 늘 통제함으로써 버림받고 싶지 않았다. (이건 허왕될 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성공’이라는 가치와 ‘사랑받는다’라는 정의 자체가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그런 불안감이 들 때, 나는 나를 잘 달래거나 불안을 가만히 드려다 볼 줄 몰랐고, 그 감정이 불안이라는 것조차 몰랐던 거 같다.


그래서 안 하던 행동을 하거나, 내가 가진 장점마저 무너트리는 행동을 했다.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다 드러내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주절주절 이야기를 늘어놓거나 험담을 하거나 누군가의 비위를 맞추느라 나의 생각을 버리기도 하고, 질투심에 감정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거나, 연인과 헤어지게 되는 게 무서워 내가 먼저 이별을 고한 적도 있었다. 나는 몇 가지를 잃고 나서야, 결국 배우게 되었다.


이제는 불안에 압도되려는 순간에, 숨을 크게 내쉬고, 네가 느끼는 감정이 맞아?라고 되묻고, 더 상황을 나빠지게 만드는 선택을 하지 않는다.


그래, 너의 마음이 지금 그렇구나, 지금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 내 감정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니까.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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