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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오프조이 Jul 07. 2019

'상처는 입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

나를 위로하는 시간이 필요해.


2019.06.02 
나를 위로하는 시간이 필요해 


늘 그래 왔던 것 같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들 뒤에, 늘 '어떤 좋은 일이 나에게 일어나려고 날 힘들게 하시는 걸까..?'

애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 번의 펀치에 그치지 않고 한 번의 훅-이 더 몰아쳤다. 예고 없이 찾아온 가족의 일이 당혹스러웠고 사고는 순간 경직되었고 나는 당황했고 내 마음은 이미 상처가 나 있었다. 먼저 힘든 일을 겪었던 친한 후배와 통화를 하며 '내 상처를 오픈하면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해질까'라는 생각으로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런데 후배가 그러더라. '언니, 그런 상처는 입지 않는 편이 나아. 상처는 사라지지 않고, 흉터만 남더라. 상처는 입지 않는 것이 최선이야.'


사전에 상처를 입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지만 '사후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나는 이미 난 상처에 대응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흉터가 남더라도 그 상처가 덧나지 않고 커지지 않게 나를 더 보듬어주고 위로해줘야 했다. 


최근의 나는 나를 치유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노래를 듣고 또 좋은 영화를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가운데 나를 다시 일으켜준 것은 '걷기'였다. 힘들다고 마냥 어린애처럼 울 수 없는 나이가 되었고, 운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걷는 동안 나는 곰곰이 제 3자의 관점으로 나를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천천히 내 주변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 시간들을 만들어주는 것은 '걷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플레이리스트는 강산에와 토이.  


후배의 말대로 틈틈이 혼자가 되는 시간이 될 때면 그 상처가 불쑥 올라오곤 한다.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일들이. 하지만 나는 나를 힘들게 한 이유들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 힘겨운 시간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나만의 치유의 방법'이 스며들도록 노력하고 있다. 조금씩 천천히 나를 위로하는 방법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흉은 났을지언정 상처는 덧나지 않을 테니까. 나는 나를 위로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나를 위로하는 시간은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 너무나 중요한 시간이고,

나를 위로하는 방법에 대하여 알아가는 과정이 '인생의 여정'과 닮아있다는 것을 배우는 중이다.

나는 여전히 나를 위로하고 있고, 방법을 배우고 있다. 


나중에 후배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괜찮아, 상처는 생겼지만 영원하지는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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