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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 Jul 01. 2023

결혼, 결국엔 혼자가 낫더라?

직장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대부분 여성들이고 또 미혼인 경우가 더 많아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저렇게 하게된다. 나 역시 30대 중반까지 미혼이면서 결혼 생각이 아예 없었던 사람 중 한 명이었기에(정말 사람일은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라는 걸 날 보면서 스스로도 느낀다.), 결혼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꼭 결혼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얼마전 어떤 분이 유튜브에서 이행시를 보았다고 했었다. '결혼'과 '재혼'에 대한 이행시였는데, 결: 결국엔, 혼: 혼자가 낫더라, 재 : (기억이 안남), 혼: 혼자가 낫더라~ 하는 유튜브였는데 그 사람의 표정이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요즘 특히나 이혼율도 높기도 하고, 아이를 낳고 난 뒤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 부모들도 많이 있기에, 그럴 바엔 차라리 결혼하지 않는게 더 낫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정말로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산다면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까? 얼마전 만난 연년생 육아를 하고있는 언니는 둘째가 너무 어리기도 하고, 첫째가 워낙 에너자이저라서 육아에 어려움을 느끼다보니 때때로 '내가 결혼을 왜 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아마 이 생각은.. 계기는 다를 수 있겠지만 결혼한 누구나 한번쯤은 하지 않았을까. ㅎㅎ

지금 있는 조직이 일반적인 사회와는 다르기 때문인지 특히나 더 특이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 것 같다. 나도 일년 반의 짧은 시간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겪으면서 느끼는 건 '어른이라고 모두 성숙한 사람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어른이여도 자기 스스로를 사랑할지 모르는 사람이 많고, 다른 사람과 마음을 주고 받고, 상호작용을 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타인과 함께 건강하게 마음을 주고, 받으며 상대방의 마음을 배려할 줄 알고, 자기 스스로 자기를 가치있게 생각하면서도 자신의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성장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정말 많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보며 내 자식은 그렇게 키우지 말아야지...라는 다짐을 많이 하게 된다.)

이렇게 타인과 상호작용이 어려운 사람들은 특히나 어른이기에, 나이가 많은 성인이기에 더 누군가가 이야기해주지도 않고, 설령 이야기해주더라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이야기해주는 사람을 탓하고, 원망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자기 자신을 책망하고 스스로를 너무 강압적으로 하는 행동들을 보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얼마전, 친하게 지내는 학생 한 명이 내가 결혼하고 육아를 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결혼을 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요? 어떤 사람과 결혼을 해야 할까요?' 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졌었다. 그래서 나는 '물 한컵이 남은 것을 보고 반 밖에 없네, 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반이나 있네, 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서 반이나 있네, 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는 것이 더 좋을거야. 결혼을 하더라도,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오는 어려움은 동일하게 있어. 그럴 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이 와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거든.'


이 대답을 듣고 같이 있던 분이 '반 밖에 없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결혼을 하지 않는게 더 행복하겠네요.'라고 했었다. 과연, 그럴까? 반 밖에 없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결혼을 하면서 어려움이 오고, 임신과 출산을 하면서 겪어야 하는 힘든 문제가 왔을 때 상대를 탓하고, 자기를 탓하고, 자식을 탓하며 불행의 길로 갈 수 있겠지만,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당장은 편할지 모르게지만 나이가 들고 점점 더 외로워지고, 또 혼자이기에 오는 어려움이 왔을 때 역시 부정적인 마음과 시선으로 바라보기에 힘들고 고통받는 것은 여전하지 않을까.


혼자인 것은 분명 편하다. 나 혼자 마음대로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얽매이는 것도 없고, 언제든 떠날 수 있고, 자기가 마음대로 하고 싶은대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렇다고해서 그것이 꼭 결혼하지 않는게 더 행복하다, 라고 볼 수는 없다. 결혼함으로 인해서 오는 어려움과 힘든 문제들도 있지만 함께하기에 얻어가는 기쁨과 행복도 만만치 않게 크기 때문이다.


혼자서 스스로 잘 사는 사람은 결혼을 해도 잘 살아간다. 육아를 하는건 분명 쉽지 않다. 나의 의지와 계획대로 되는 것이 거의 없고 아이라는 변수는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며, 생활의 모든 것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받아들이고, 조율하며 살아가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혼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건강하게 마음을 주고 받으며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그 어려움으로 인해 고통을 받을지언정 그 어려움에 무너지거나 함몰되지 않는다.


건강한 사랑을 하면서 힘들어도 튼튼하게, 행복하게, 노력하며 이겨나가고 그 안에서 혼자였을 때는 느낄 수 없었던 기쁨과 보람,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지 않고 키우지 않은 자가 어찌 아이로 인해 오는 기쁨과 행복을 다 알 수 있을까. 아이가 나의 삶의 주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함께 살아가고 함께 존재한다는 그 자체가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지 싱글이었을 때는 절대 알 수 없었던 지금 이 순간.

비록 하루, 하루. 하루살이 느낌으로 살아가며 헉헉 거리고 졸린 눈을 비벼가며 살아가는 나날이지만, 나 역시 부족함이 많지만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남편과 함께 하기에 감사하고, 무뚝뚝하고 애교가 없는 엄마임에도, 다른건 다 엄마 닮았는데 애교많고 흥가득한건 아빠 닮아 엄마를 웃게 해주는 온이가 있어 감사하다.

혼자였으면 몰랐었을 행복과 기쁨을 매일 살아갈 수 있음에 참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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