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첵토크 시즌2 #05 인디고서원 청소년 교육팀장 유진재 님과 함께(2)
책첵토크는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 또는 자료를 보고 대화하는 자리로 해당 주제를 깊이 있게 사고하는 호스트와 함께합니다. 책첵토크 시즌 2 다섯 번째 시간은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서원에서 청소년 토론의 장 정세청세(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를 열어가고 있는 유진재 팀장과 함께 계간지 <인디고잉>을 함께 읽었습니다. 온더레코드 황혜지 매니저가 그 날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번 책첵토크를 준비하는 이야기와 앞선 대화를 먼저 읽어보세요.
*'정세청세'가 더 궁금하다면 브런치를 읽어보세요.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방영된 드라마 <SKY캐슬>.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결말을 추측하는 글부터 복선을 분석한 글, 드라마에 나온 가구와 주인공이 입은 옷 리스트를 정리한 글이 인터넷을 도배했습니다. 모든 광고가 SKY캐슬을 패러디했죠. 입시나 학교를 배경으로 교육을 주제로 한 드라마들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교육 정책이 바뀌며 등장했던 흐름을 볼 때 드라마 <SKY캐슬>은 '학종(학생부 종합전형) 드라마'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 방영 이후 드러난 양상은 좀 다릅니다. 교육에 대한 다양한 논의보다는 몇백만 원짜리 독서실 책상이 팔리고 학원가에는 코디라는 단어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공적인 문제를 다 개인화시키는 게 아닐까
교육이라는 거대한 문제를 혼자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환경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세먼지가 심각해지면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정보가 동시에 올라옵니다. 그 이전에 이 문제를 변화시키기 위한 실제적인 대안을 만들 수는 없는 걸까요? 진재 님은 지난 1월 비디오머그에서 만든 영상 하나를 소개했습니다. 벨기에 3만 5천 명의 청소년들은 매주 목요일마다 학교에 가지 않고 기후 변화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뚜렷한 기후변화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일주일에 한 번 학교를 가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거죠. 이 시위는 2018년 8월부터 매일 의회앞에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을 벌인 스웨덴의 16세 소녀 그레타 툰 베리로부터 시작합니다.
진재 님은 땅에서 시작하는 교육혁명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단순히 하늘에 반대되는 말일 수도 있지만, 진짜 변화가 일어나게 된 지점은 일상의 현실 속에서 청소년들이 어떤 교육을 해야 하고 어떤 삶을 만들어갈 것인지 찾는 대화들이 사회적 비전을 만들고 문화를 만들어 가는 데, 그 힘은 일상에 발 디디는 땅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요.
알랭 바디우라는 철학자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록을 책 <참된 삶>으로 엮었습니다. 82세라는 나이에도 다음 세대를 계속 만나는 그는 참된 삶을 위해서 즉각적인 삶에 대한 열정과 성공에 대한 열정이라는 두 가지 내부의 적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것은 우리가 참된 삶을 얻기 위해 선입견, 인정된 관념, 맹목적인 순종, 정당화되지 못하는 관심, 무한정한 경쟁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젊은이들을 타락시킨다는 것은 오직 단 하나를 의미한다. 바로 젊은이들이 이미 뚫려있는 길로 접어들지 않게 하는 것, 도시(국가)의 관습에 대한 순종에 간단히 바쳐지지 않게 하는 것, 그들이 무엇인가 발명할 수 있게 하여 참된 삶과 관련하여 다른 방향을 제안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알랭 바디우 <참된 삶> 중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발표한 리포트에서 '리더십을 형성할 때 가장 중요한 조건'을 리더십 핵심 역량 10가지로 정리했는데 그중 하나가 강한 윤리의식이었습니다. 어떻게 윤리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요? 진재 님은 가치라는 단어를 꺼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수능 점수가 아니라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비전이라고요. 우리 주변에서 가치 교육이 가능하다면, 그런 대화와 토론이 수시로 일어난다면 변화가 시작될 수 있을까요?
시리즈의 다음 글에는 인디고 서원과 정세청세의 가치교육에 대한 책첵토커들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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