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오래된 그늘을 섞어서
햇빛이 들지 않는 쪽을 골라 앉았다. 조금은 눅눅하고, 조금은 덜 외로워 보이는 곳. 그곳에서 멍하니 대답 없는 안부를 들고 있었다. 기다리는 마음이 아니라 그냥 생각하는 마음이었다. 어디 있는지 몰랐고. 잘 지내는지 알 수 없지만 그렇다고 안부를 접을 수는 없었다. 어디에도 닿지 않는 말이 내 손에 오래 머물렀다. 머릿속에서는 네 이름이 몇 번이고 틀어졌다 꺼졌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기다린 적 없다고 하기엔 너무 조용했고, 잊었다고 하기엔 너무 또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