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풀리지 않는 매듭
말이 없는 쪽을 자꾸 보게 되었다.
빛이 닿지 않는 구석.
이름이 적히지 않는 칸.
목소리가 멈춘 다음 순간.
그 자리에 오래 머물다 보면 어쩌면 나도 그렇게 잊혀져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가는 것들 사이에서 가끔, 아주 조용한 것들이 내 쪽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속으로만.
(溫雨) : 따뜻한 비. 부르지 않아도 닿는 말이 있기를, 마르지 않는 비처럼 한 계절쯤은 오래 남는 글을 쓰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