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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 레몬 Mar 17. 2024

sell me

[면접의 다른 말]

 요즘 대학은 AI면접이나 가상면접 프로그램등  다양한 교육들이 있어 면접자들의 수준이 높다.

그래서 면접관들도 평범하지 않는 질문, 창의적인 질문을 만드는 고민과 회의를 한다.


 어느 면접에 면접관으로 참여한 일이다.  인원이 많아 한조에 6명씩 그룹으로 진행되었다.


내가 준비한 질문은 이랬다. "본인의 업무 스타일에 별명을 지어준다면 그 별명이 무엇이고 그 이유를 설명해 주시겠어요?"

미리 준비할 수 없는 면접질문은 창의적인 생각을 하게 해서 무의식적인 답을 하게 한다.

그때 그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참가자가 대답했다.

"음... 저는 '엄마 곰'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성격이 둥글둥글하고 따뜻한 편이라는 얘길 많이 들어 '엄마 곰'이라는 별명이 떠올랐습니다."


이어서  두 번째 참가자가 당차게 대답했다.

"저는 '독사'입니다. 저는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는 목표 지향적인 사람임으로  업무에 있어 독종이라 '독사'라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참가자는 얼굴이 달아오르고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 저는 '순둥이'이요. 순하고 조용해서요.. ".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네 번째 참가자가 차분하게 답변했다. '저는 '꼼꼼이'입니다. 말 그대로 저는 실수하기를 싫어하는 완벽주의 기질이 있어 몇 번씩 서류를 확인 또 확인하는 성격이라 '꼼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섯 번째 참가자는 재미있어하는 표정으로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저의 별명을 '챗GPT'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멀티플레이 업무 능력이 있고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여 적용하길 좋아합니다. "


여섯 번째 참가자는 아직 준비가 덜 되어있었는지 한참을 뜸을 들이다가 손 제스처를 쓰며 불안한 표정으로 천천히 답변했다.

"아음... 그러니까 생각해 보니 저는 '애벌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흡... (숨을 들이쉬고  다시 이어 말했다) 그 이유라면 제가... 좀 뭐든 느려요. 전에 다닌 회사에서도 배우는데 오래 걸린다는 소리도 들었고 해서 '애벌레'가 떠올랐네요."


이 질문엔 정답은 없다.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는 점성평가!

즉 매타인지 능력을 알수 있는 질문이다.


6명 모두 성실하게 대답해 주었다.

그리고 모두 정답이다.




적게는 한 명 많게는 다섯명 정도의 면접관을 상대로 짧은 시간 나의 장점을 내보여야 하는 '면접'은 모든 취업과정 중에서도 가장 부담스럽다.


이 면접을 부르는 다른 말이 있다면

나는 'sell me'라고 생각한다.


'면접'이라는 이벤트는  

스티븐잡스가 아이폰을 소개했던 맥월드 행사장 무대의 그것과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나의 '약점' 을 최소로 하고

대신 영끌된 '장점'으로 무장해

 '나'라는 상품을 소개한다.


간혹 '거짓말을 못하는 솔직한 성품'이라 자신의 약점까지 말하는 면접자도 있다.

그런데 그게

그 약점 조차도 매력적이어야 한다.(매우 어렵다)


sell me


당신의 업무스타일의 별명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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