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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Feb 27. 2020

환경을 위한 작은 몸짓 _1

샴푸를 쓰지 않습니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 19 바이러스로인해 온 세계가 들썩인다. 점점 늘어나는 확진자 수, 의심자 수를 보면서 한국에 있는 가족들을 걱정한다. 멈출 지 모르는 관련 기사를 읽다가 이내 휴대폰을 내려놓는다. 코로나 바이러스 피로감이 밀려온다. 언제쯤 멈출까?


내가 살고 있는 뉴델리는 이미 더위가 시작되었다. 뜨거워진 한낮의 햇살을 받으며 안도감이 밀려온다. 이내 나만 이렇게 편안한 마음인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바이러스의 시작이 박쥐와 천산갑일 것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중국 사람들 때문이라는 원망석인 아우성이 들린다. 하루빨리 중국인 입국 금지를 하지 않아서라고 정부를 비난한다. 신천지를 비난하고, 교회를 비난하고, 자가 격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개인을 비난하고, 기침할 때 입을 가리지 않은 누군가를 비난하고.

비난할 대상은 많다. 나도 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우리의 세계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향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손가락 하나로 전 세계를 볼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20년 전, 이런 세상을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후엔 또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한 가지, 가늠할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새로운 바이러스가 등장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2002년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2009년 신종플루, 2014년 에볼라,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그리고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새로운 바이러스가 생길 때마다 치료제가 만들어지지만, 또다시 새로운 바이러스가 생겨나고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자연은 우리 인간들에게 계속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걸 무시한 체 그냥 오늘을 살았기 때문에 우리들에게 다시 한번 경고를 하는 건지도.


남극과 북극의 빙하기 녹고 있기에 펭귄과 북극곰이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녹고 있는 빙하만큼 해수면은 높아지고, 작은 섬들이 사라지고 있다. 이것은 결국 대륙의 이동을 일으켜 화산과 지진이 발생한다.


지구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아마존의 숲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인간을 위한 소를  키우기 위해 다우림을 베어내고 풀이나 콩을 심는다고 한다. 좋은 가구를 만들기 위해 아마존의 마호가니 나무를 배어간다.  그런 나무가 목재상인의 구미를 당길만한 크기가 되려면 100년 이상이 걸린다. 아마존은 점점 말라가고 동식물이 사라진다.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여름은 점점 더 더워지고,

에어컨은 더 빵빵하게 틀고, 프레온 가스가 뿜어져 나오고, 프레온 가스는 지구 오존층을 파괴하고,

파괴된 오존층으로 지구는 더 뜨거워진다.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바이러스가 또 어디선가 생겨나겠지.


20년 뒤의 내 아이들을 생각하면 너무 미안해진다. 푸른 숲을 물려주지 못해서, 깨끗한 바다를 물려주지 못해서 죄책감이 든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다.

지금 당장 바이러스를 때려잡진 못하겠지만, 환경을

위해, 자연을 위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다.





1971 비행기 추락사고로 300미터 상공에서 떨어졌지만 기적적으로 홀로 살아남은 율라아네 콰프케는 자신의 정신적 고향인 페루의 다우림, 팡구아나(아마존 밀림지역) 자연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자신을 살려준 다우림을 지키기고 자연보호를 위해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있다. [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율리아나 쾨프케. 흐름출판]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뭔가 해야 한다는 마음의 울림이 계속 일었다. 그녀처럼 아마존을 오가며 행동하거나, 환경 운동가가 되어 시위를 하진 못하겠지만 내가 살아가는 곳에서 작게 시작해 보고자 한다.



몸짓 1. 샴푸 사용하지 않기


어렸을 적, 시골에 살 때는 빨랫비누로 머리를 감고,

세수 비누로 얼굴을 씻었다. 모두들 그렇게 하는

줄 알았다. 도시로 가서 처음 린스를 사용했을 때는

아무리 씻겨내도  머리가 미끌거려 느낌이 이상했다. 하지만 어느새 샴푸와 린스에 익숙해졌다.


얼마 전 머리를 짧게 자른 이유가 환경 때문은 아니었지만, 이왕 자른 김에 샴푸를 사용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샴푸 대신 천연 비누를 사용한다. 아이들은 이미  어렸을 때부터 비누로 씻기고 있었다.

트리트먼트는 사용하지 않은 지 꽤 되었다. 당연히 머리카락이 뻣뻣하고 뭔가 찜찜하다. 머릿결을 신경 쓰지 않아도 돼서 정말 다행이다.


우리 집에서 샴푸를 쓰지 않는다고 해서 큰 변화가 일어나진 않겠지만, 미래의 내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덜 부끄럽고 싶어서 시작해 본다.

내 작은 몸짓이 환경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작은 손짓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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