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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Jan 20. 2021

파도 위

결코 멍들지 않은 채

처연하게 흐트러지는 마음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 매번 주춤거립니다.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생각은 언제나 파도처럼 밀려와 바위에 부딪히고 산산이 부서집니다. 그리곤 다시 깊은 바다 속으로 들어가거나 넓은 곳으로 숨어버리고 맙니다. 

일렁이던 생각의 파도는 다시 잔잔해지고,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음을, 혼자서는 도저히 못하겠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그러기를 매번 반복하다 보니, 자꾸만 파도는 더 크게 밀려오고 더 무섭게 바위를 두드립니다. 

언젠간 내 앞에 버티고 있던 이 바위가 파도 때문에 깎이고 깎여 사라질까요?


주춤거리는 발걸음을 앞으로 내디뎠다가 뒤로 다시 물러났다 반복하며, 

또 하루를 살아갑니다. 

내일은 또 어떤 파도가 밀려올지 모르겠습니다. 




#시 #자작시 #공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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