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혁명가

by 김삶

끓인 물에 홍차가 우러나기를 기다리면서 쓴다. 요며칠 마음이 괴로웠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생각지도 않게 교통경찰을 맞닥뜨렸다. 조심해서 운전했는데도 경찰차가 뒤쫓아오니 위축됐다. 우울한 생각에 다음날 과음했고 무겁게 주말을 보냈다. 회복할 때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지 모른다. 그래도 경찰을 응대하면서 최선을 다했으므로 일말의 기대를 품어본다. 나의 자세란 이런 것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 물고 늘어지는 정신. 돌아가신 나의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독특한 인성’일 것이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태양은 떠오른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태양은 진다. 태양처럼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나를 갱신한다. 내 삶의 혁명가로 살겠다고 다짐한다. <촬영: 김삶>

월요일에는 그동안 쌓아왔던 감정을 분출했다. 앙금이 남아있기는 하나 한번은 거쳐야 할 과정이었다. 어차피 결이 다른 사람이므로 직접 생각을 털어놓을 기회를 만들었다고 자평한다. 씁쓸하기는 하지만 이겨내야 할 시간이다. 미생 오상식 차장의 대사를 곱씹어본다. “앞으로는 조금씩 불편해질 거다. 절대 반응하지 말고. 중요한 건 해야할 일을 했다는 거야. 이것만은 놓치지 말고 가자.”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갈대처럼 쓰러지지 않고 다시 의연한 모습으로 일어날 것이다.


미국생활 남은 기간을 어떻게든 채우겠다. 24개월도 안 된다. 시간이 빠르다. 고민하고 주저하기보다는 확신을 갖고 앞을 보고 뚜벅뚜벅 나가려 한다. 기회도 만들었다. 한달에 한번 해외시장뉴스를 쓸 것이다. 2주에 한번씩 미주한국일보에 정기기고를 할 것이다. 내가 생각하고 바라보는 미국과 실리콘밸리에 대한 시각을 갖출 것이다. 남들이 하는 말에 휩싸이기보다는 나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 아픈만큼 성숙한다고 했던가. 나는 내게 주어진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근력이 충분히 있다.


<걸어서 실리콘밸리> 정신을 잊지 않겠다. 나는 2022년을 걸어서 시작했다. 걸으면서 했던 다짐을 잊지 않겠다. 나는 내가 사는 세상에서 변화를 일궈낼 것이다. 변화의 시작은 혁신이다. 혁신의 중심에서 외치는 자기혁명. 내 인생의 혁명가로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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