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28
당연한 것을 소리 내어 말하는데 주저하는 세상,
위선과 굴종이 익숙해진
바야흐로 하수상한 시절에
모처럼 기개있는(?) 학자의 풍모를 본다.
당 떨어지는 월요일 오후, 심드렁하게 책상 앞에 앉아 퇴근을 기다리다
우연히 열어 본 기사 안에 담긴 인천대 김철홍 교수의 서신을 읽었다.
정년 퇴임이 주는 명예의 표식이기도 할 훈장을
미련 없이, 그러나 단호하게 “수취 거부”하기까지
“5년짜리 정무직 공무원”과 그 일당들이 저질러 놓은 갖가지 난맥상에 대한
노(老) 선생의 분노가 담담하게 읽힌다.
어떤 분이신가 봤더니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이자
오랜기간 노동운동에 몸 담아 온 경력이 눈에 띈다.
좋은 게 좋은 거고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이 와중에
납작하게 엎드린 잡풀같은 틈을 헤치고 나와
꼿꼿이 시대의 퇴행을 꼬집고
“자네”의 기행을 꾸짖는 그의 목소리가
불현듯 반갑다.
오늘도 호구지책(糊口之策)에만 여념 없는
일개 소시민의 우물 안으로
돌멩이 하나 퉁, 던져 넣는다.
나도 덩달아 뭔가 하나쯤 거절하고 싶지만
애석하게도
받을 게 없구나.
'정치에 무관심한 자는 결국 가장 무능하고 저질인 인간에게 지배당한다'
이 말은 2024년 대한민국에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