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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의향기 Jul 17. 2024

쫌.. 다르게 살아보고 싶어졌어

브런치스토리 입성에 즈음해서

돌아보면 어떤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그것을 향해 차근차근

계획적으로 살아온 적도 없고

특정 분야에  

출중한 재능이 있다거나 한 것도 아닌 데다가  

심지어 그것을 상쇄하고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치열하게 기울여 본 것도 아니었다 보니  


현재까지의 내 삶에 대한 중간 성적을

이쯤에서 짚고 넘어가자면  


- 딱히 별 볼일 없었음.

정도로 결론 내는 것이 솔직한 평가일 것 같다.


 

그랬다.  

“그럭저럭 재밌게 살고 있음”... 의 레벨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무언가 해봐야 했다.   

단조로운 관성에 이끌려

무기력해지는 나 자신을 방치하는 것은 아닌가

마음이 조급해졌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거창할 필요도 없고

반드시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여태껏 해보지 않았던 것들 중에

새로운 흥미를 느낄만한 일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뭘 해도 몸부터 멀쩡해야지 말야

 

 

아직 여기저기 쌓인 눈자국이 선명하던

광교산 형제봉을 첫 목적지로 해서

수 년째 머릿속으로만 계획해 온 등산을

재작년 이른 봄에 드디어 시작하게 된 거였다.

그 뒤로

청계산, 축령산, 설악산, 속리산, 두타산.. 등등,

그리고 이름도 가물가물한 몇몇 산에 이르기까지

2022년의 봄과 가을은

걷고 오르고 내려오고의 연속이었고.  

덕분에 두어 시간의 산행이면

이미 방전에 가까워져 후들 후들 했던 다리가

서서히 단단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애석하게도 요즘은

무릎 통증에 대한 부담 때문에

잠시 휴지기를 갖고 있지만

어쩌면 이렇게 쌓인 경험치가 수년 내에 나를  

한라산 백록담을 너머

저 멀리 히말라야 트레킹으로까지

이끌어 줄지도 모를 일이었다.





 


산속을 걷다 보면 가라앉듯 생각이 차분해진다.

늘상 시끄럽던 머릿속도 조용해지고

눈앞에 펼쳐진 멋들어진 경관과 더불어  

바람에 일랑이는 작은 이파리,

올곧게 뻗은 나무들의 웅장함까지  

오롯이 내 안으로 쏟아져 들어와

헐거워진 가슴속에 새 공기를 불어넣어 준다.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게 많을 수도 있겠어



   

그에 더해 나는 퇴근 후 학원 수강으로

영상제작 초기 과정을 마쳤고


비록 과제 제출이 목적이긴 했지만

어쨌거나 정식 채널을 개설한 어엿한(?) 유튜버가 되었으며

(구독자 3명… 안 본 사이 한명 늘었다)



최근 들어서는 매주 월요일마다

“부동산 공경매”를 주제로 한 강의를 들으며

공부 중이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7월 15일.



친구 황 씨와 술 마시러 가기 위해

마을버스를 기다리던 중에,

습관처럼 폰을 열었다가 아래의 메일을 확인한 나는

2002년의 히딩크만큼은 아니겠지만,

나름의 소심한 어퍼컷에 힘을 실어

연거푸 허공 위로 날려 보냈다.

정류장에 모여있던 사람들의 의아한 시선 따윈

전혀 개의치 않고 말이다.






……

사실 브런치스토리의 존재를 알게 되고  

나도 한번 도전해 볼까 하는 생각을 품었던 건

벌써 이삼 년 전의 일이었다.

그러나

누군가의 심사와 승인을 통해서만

작품 발행의 자격이 부여된다고 하니

글재주가 있다고 하기에도 변변찮던 내게는

너무나 높고 먼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그런 막연했던 기대를 구체화해 준

브런치스토리팀에 새삼 감사함을 전하며

일상에 더해진 새로운 공간에

또 어떤 재미를 채워갈까 궁리해 봐야겠다.

지난봄, 숫자 4개가 로또에 당첨되어

거금 오만 원을 받았던 그때

한 번에 다 써버린 줄 알았던 올해의 “운빨”이

아직 조금 더 남았었나 보다.



…..

내게는 선물 같은 스케치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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