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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눈치를 보며 지낸 날들

나는 이렇게 자라왔다.

by 감성부산댁

사람들은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살아간다.

눈치를 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나는 사람이 삶을 살아가면서 타인의 기분을 파악하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자신을 돌아보는 걸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눈치보기가 과도하면 나라는 사람은 없어지고, 타인의 입맛에 살아가는 꼭두각시가 되어버린다.


나는 그런 삶을 어렸을 때부터 봐왔다.

나의 아버지 눈치를 보며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지를 배웠다.

그렇다.

살아남기 위해!


어릴 때 나는 아버지의 눈에 들어오기 위해, 아버지에게 혼이 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어린 시절 다른 아이들은 과자를 먹을 때 흘리고 먹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나는 흘리는 걸 싫어하는 아버지를 위해 받침대를 먼저 갖춘 후 과자를 먹었다.

과자를 먹으면서도 최대한 흘리지 않기 위해 자유롭게 먹지 못하고 받침대 앞에서 부스러기를 받침대 쪽으로 흘리기 위해 과자의 방향을 조준하며 먹었다.


또한 나는 가지고 싶은 것이 있어도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사달라고 조르면 혼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다른 친구들이 가지고 있던 것을 나는 그 친구들보다 몇 년 뒤에 샀다.

그마저도 나는 영원히 가지지 못한 것도 많다.

좋은 완구제품 장난감은 한참 철이 지나거나 저렴한 장난감이 대부분이었고, 만화 비디오를 보고 싶어 사촌집집까지 가기도 하였으며, 게임기는 다른 친구들이 하는 걸 구경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으며 사달라고 했을 때의 눈초리가 무서워 차마 사달라고는 하지 못했다.


나는 어릴 적 학습지 공부를 하기 싫었다.

내가 예쩐에 살던 집은 도시였지만 시외곽인지라 아직까지 아파트 대신 주택이 많았다.

덕분에 뛰어놀 수 있던 공간이 많았다.

심지어 우리 집 바로 뒤에 친구들과 놀 수 있는 뒷동산이 있었고, 높은 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있었으며 아이들이 놀 수 있던 놀이터와 같은 공간이 있어 얼마든지 동네 친구들과 놀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뒷동산 나뭇가지 대신 연필을, 모래놀이 대신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의 눈치를 보지 않기 위해!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버지가 좋아하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학습지 공부를 안 할 수 없었다.


눈치보기가 자유보다 더 자유로웠던 어린 시절!

내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던 이유는 간단하다.

아버지에게 혼이 나지 않고, 칭찬을 받고 싶었기 때문에!


그때는 그랬다.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런 나를 미워하거나 아버지를 미워하고 싶지는 않다.

그땐 그랬으니까!


인생에 감성을 더하다~!

감성부산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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