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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cky Ha Oct 04. 2019

좌충우돌 갱년기 다이어트 일기

2주 차 다섯째 날 ㅣ 2019-10-04




[몸무게 60.5kg] (-2.2kg)

3일째 같은 체중. 더 늘지 않는 것에 감사해야 하나? 솔직히 오늘은 100g이라도 줄어 있을 줄 알았는데... 갱년기가 되면 대사량이 급격히 떨어진다더니, 역시 갱년기 다이어트는 쉬운 게 아니었다. 


[오늘의 걸음 수 12,286]

아침에 늦잠을 자느라 모닝 걷기를 못해서 이른 점심을 먹고 모자와 얼굴 가리개로 중무장을 하고 한낮에 나가서 7,000를 걷고, 오후 5시에 다시 5,000 보를 걸어 겨우 12,000보를 채웠다. 향남 집에 내려와 있어서 시골 마을을 거르며 밤도 줍고 대추도 2알 따먹었다. 사실 풋대추를 엄청 좋아하는데 다이어트 일기 생각하며 꾹 참았다. 내일도 두 알만 따먹어야지. 재미는 있었는데 어제 무거운 가방을 들고 많이 걸어서 그런지 좀 힘들었다.


[모닝요가]

늦잠을 잤어도 요가만큼은 충실히 하고 싶었는데 여대표 전화에, 이런 저런 방해꾼이 많아서 하다가 포기했다. 나만 생각하면 전화를 무음으로 해놓고 요가를 하고 싶지만 급한 일로 연락하는 사람도 있으니 그럴 수도 없고. 생활형 다욧은 쉽지가 않다.


[오늘의 식사]

아침 ㅣ 방탄 커피


점심식사 ㅣ 구운 계란 3개

여기부터 오늘의 다이어트가 어긋나기 시작했다. 아니, 요가부터 어긋난 건가? 어제 다 마치지 못한 남편과의 싸움을 마무리하다 보니 급 허기가 져서 12시까지 참지 못하고 11시 30분에 구운 계란 3개를 흡입했다. 그러고 나니 2시에 배가 고파와서 오이 반개와 계란 1개를 또 먹었다. 오후 5시쯤 되니 몹시 출출해 지면서 저녁에 소주가 생각났다. 썩을.


저녁 ㅣ 녹두전 반장, 김치찌개, 삶은 땅콩 15알, 오이지무침, 가지 볶음, 소주 2잔, 콩밥 2 숟가락

오늘 브런치 구독자가 80명을 넘었다. 그래서 자축도 할 겸 남편과 화해도 했고 해서 겸사겸사 소주를 마셨다. 물론 다 핑계다. 스트레스와 허기가 탄수를 부른거다. 나는 그걸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속아준 거고. 아니, 속고 싶었다. 다이어트식도 못하고 술안주 삼아 녹두전에 김치를 넣어 찌개를 끓여 먹었다. 콩이 80%라지만 어쨌든 쌀이 들어 간 밥도 2 숟가락 먹었고. 기분이 좋아 마신 술인데 다 먹고 나니 후회가 물밀듯...





남편이 체지방과 각종 신체 자료를 휴대폰과 연동되어 받을 수 있는 체중계를 사줬다. 내일부터는 더 디테일하게 내 몸을 관찰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뚱뚱한 건 훌륭한 체중계가 없어서가 아니라 훌륭한 실행력이 없었기 때문인데, 체중계 좋은 거 산다고 살이 빠질까마는 일단 좋은 거 사니까 마음은 설렌다. 오늘 술과 안주를 먹었으니 내일 체중이 내려갈 일은 없겠지만, 뭐 이런 날도 있는 거지. "내일 또 열심히 하믄 되지 머"

어제와 오늘의 교훈. [남편과 싸우지 말자. 몸이 가짜 허기를 부추겨서 탄수화물을 부른다] 오후 내내 탄수화물이 땡기는 걸 참느라 너무 힘들었다. 결국은 굴복하고 갖은 핑계를 붙여서 탄수 덩어리인 소주까지 마셨지만. 화해했으니 내일부터 다시 차분 하게 열심히 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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