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강점을 찾는 가장 쉬운 방법
Chapter 6. 공짜로 착취당한 일 목록 만들기
"팀장님, 스타트업 좀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팀장님, 이 스타트업 IR 자료 좀 봐주실래요?"
"팀장님, 우리 회사랑 협업할 만한 곳 아시나요?"
매일 이런 요청을 받았다. 처음엔 귀찮았다.
내 업무도 바쁜데, 왜 다른 사람 일까지 챙겨야 하나?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런 일들을 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갔다.
힘들다기보다는... 오히려 재미있었다.
그리고 퇴직 후에야 깨달았다.
이것이 바로 내 강점이었다.
사람들이 나에게 자주 부탁하는 일.
내가 당연하게 여기고 공짜로 해주던 일.
그것이 바로 내가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상품이었다.
르코의 뉴스레터 『팔리는 글쓰기』에 이런 문장이 있다.
"대다수가 안하는 건 일단 하는 편입니다. 하게 되면 즉시 차이가 발생하고 이게 반복되면 격차가 되고 종국에는 희소한 나만의 가치가 되기 때문입니다."
당신도 생각해보라.
회사에서, 혹은 친구들 사이에서 당신에게 자주 부탁하는 일이 있는가?
"○○님, 이거 좀 봐주시겠어요?"
"○○씨가 하면 훨씬 빠를 것 같은데..."
"○○씨, 이거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주세요."
"○○씨가 정리하면 깔끔할 것 같아요."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면? 축하한다. 당신은 이미 강점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시:
A씨의 경우 (완성 강점)
동료들이 자주 부탁하는 일: "이 보고서 좀 봐줄 수 있어?"
특징: 엑셀 정리, 보고서 검토, 최종 마무리 작업
퇴직 후: PM(프로젝트 매니저)로 전환
수익: 프로젝트당 200만원 → 월 1,000만원
B씨의 경우 (외교 강점)
동료들이 자주 부탁하는 일: "저 부서 담당자 좀 연결해줄 수 있어?"
특징: 사람 소개, 네트워킹, 협력 조율
퇴직 후: 비즈니스 컨설턴트
수익: Expert Network 시간당 50만원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당신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너무 쉽고 자연스러워서, 이게 특별한 능력인 줄도 모른다.
마치 숨 쉬듯이 하는 일이라, 이걸로 돈을 받을 생각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어렵다.
누군가에게는 엑셀 정리가 고역이다 → 당신에게는 쉽다 (완성 강점)
누군가에게는 사람 만나는 게 스트레스다 → 당신에게는 즐겁다 (외교 강점)
누군가에게는 아이디어 내는 게 막막하다 → 당신에게는 자연스럽다 (창조 강점)
태니지먼트 강점 분석 자료에서 이런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강점이란, 재능의 조합에 노력을 더해 개발한, 성과를 내는 역량이다. 많이 해봐서 잘하는 일을 본인의 재능과 강점으로 착각하며 다른 일을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꽤' 잘할 수는 있어도 '탁월한' 성과를 낼 수는 없습니다."
감정의 문제 vs 돈의 문제 (3가지 필터)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사람들이 자주 부탁하는 모든 일이 강점은 아니다.
어떤 것은 그냥 '착취'일 수도 있다.
감정의 문제: "○○씨, 제 고민 좀 들어주세요" → 공감, 위로, 격려
돈의 문제: "○○씨, 이 문제 어떻게 해결하죠?" → 해결책, 전문성, 결과
감정의 문제는 돈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사람을 위로해줘도, 그것만으로는 수익화하기 어렵다.
반면 돈의 문제는 수익화할 수 있다.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낸다.
이 필터가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가장 냉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크몽에서 PPT 디자인은 페이지당 2만원이다.
Expert Network에서 전략 컨설팅은 시간당 50만원이다.
10배 차이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PPT 디자인은 ChatGPT + Canva, 젠스파크, 감마 등으로 일정 수준까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심지어 AI 디자인 툴이 점점 좋아지면서, 이 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반면 전략 컨설팅/솔루션은 다르다.
"우리 회사가 지금 이 시장에 진입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이 타이밍에 투자를 받는 게 맞을까요?"
"A 파트너와 B 파트너 중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에는 20~30년의 경험, 업계 인사이트, 네트워크, 직관이 필요하다.
ChatGPT는 데이터를 정리해줄 수 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한다.
AI 시대의 역설이 여기 있다.
단순 작업일수록 AI가 대체한다 → 가격 하락
경험과 판단이 필요할수록 AI가 못한다 → 가격 상승
질문: 당신이 공짜로 해주는 일은 ChatGPT도 할 수 있는 일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건 강점이 아니다. 그냥 시간 낭비다.
만약 아니라면? 그게 바로 당신의 상품이다.
AI가 할 수 없는 일 = 경험 + 판단 + 네트워크가 필요한 일 = 높은 가격
뿌듯함: "도와줘서 기분이 좋다" → 주관적 만족
숫자로 증명: "이 조언 덕분에 매출이 30% 늘었어요" → 객관적 성과
뿌듯함만으로는 부족하다.
감정적 만족은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반면 숫자로 증명되는 성과가 있으면 지속 가능하다.
고객은 성과에 돈을 낸다.
실제 사례:
씨드앤 X SK네트웍스서비스 매칭
연결 전: (주)씨드앤 전직원 30명 냉난방 IoT 설치에 총동원
연결 후 2개월: 전국 다이소에 제품 설치 및 매출 2배 증가 + 60억원 신규 투자 유치 성공
내가 받은 피드백: "대표님이 없었으면 저희는 지금도 설치 인력 구하느라 헤매고 있었을 겁니다."
이게 바로 '숫자로 증명되는 것'이다.
이제 실전이다.
아래 질문에 답하면서, 당신이 공짜로 해준 일 50개를 적어보자.
질문 1: 사람들이 나에게 자주 부탁하는 일은?
예시:
보고서 검토 및 수정
엑셀 데이터 정리
PPT 디자인 조언
사람 소개 및 네트워킹
사업 전략 조언 ...
질문 2: 내가 쉽게 하는데 다른 사람은 어려워하는 일은?
예시:
복잡한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기
처음 만난 사람과 빠르게 친해지기
새로운 아이디어 떠올리기
문제의 핵심을 빠르게 파악하기
협상 테이블에서 윈윈 찾기 ...
질문 3: 돈을 안 받아도 하고 싶은 일은?
예시:
사람들 연결해주기
후배들 조언해주기
데이터 분석하기
글쓰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상하기 ...
질문 4: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는 활동은?
예시:
새로운 사람 만나기
보고서 작성하기
문제 해결 방법 고민하기
시장 조사하기
투자 검토하기 ...
질문 5: 스트레스받아도 계속하게 되는 일은?
예시:
프로젝트 마무리하기
팀원들 조율하기
고객 미팅하기
콘텐츠 만들기
복잡한 문제 풀기 ...
이렇게 50개를 채우고 나면, 당신은 당신의 강점 후보군을 갖게 된다.
다음 단계:
50개 목록에 3가지 필터를 적용한다
감정의 문제인가 vs 돈의 문제인가?
ChatGPT가 할 수 있는가 vs 경험과 직관이 필요한가?
뿌듯함인가 vs 숫자로 증명되는가?
필터를 통과한 10개를 추린다
그 10개 각각에 대해 "시장 가격"을 조사한다
크몽, 탈잉, 숨고: 일반 프리랜서 가격
Expert Network (GLG, AlphaSights): 전문가 가격
컨설팅 회사: 프로젝트 가격
시간당 10만원 이상 받을 수 있는 일만 남긴다
그것이 바로 당신의 강점이다
만약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나는 이렇게 할 것이다.
회사에서 공짜로 해주던 일들을 목록으로 만들고, 그것을 회사 밖에서 상품화할 준비를 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 소개: 회사 안에서는 공짜, 회사 밖에서는 컨설팅 (프로젝트당 30만원)
사업 조언: 회사 안에서는 공짜, 회사 밖에서는 멘토링 (시간당 30만원)
투자 검토: 회사 안에서는 공짜, 회사 밖에서는 전문가 자문 (시간당 50만원)
회사 안에서 공짜로 해주는 동안, 나는 이미 '실전 경험'을 쌓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그것을 '상품'으로 인식하지 못했을 뿐이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지금 당신이 공짜로 해주고 있는 일. 그것이 바로 퇴직 후 당신의 상품이 될 수 있다.
단, 지금부터 의식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다음 Chapter 예고:
Chapter 7에서는 더 깊이 들어간다.
공짜로 착취당한 일의 '공통점'을 찾아, 당신의 본성을 발견하는 방법을 다룬다.
나의 경우,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한 일의 공통점은 하나였다.
"나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 본성을 발견하는 순간,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당신의 본성은 무엇인가? 다음 장에서 함께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