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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조각
주말 아침 등산은 새롭게 시작한 도전.
새벽 등산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게 목표지만,
아직은 햇빛 가득 받으며 등산과 하산을 하고 있다.
배가 부르면 속도를 내기 어려워
빈속에 유산균만 먹고,
텀블러에 물을 챙겨 나온다.
지난 주말에는 하산 중에 너무 배고파서
식당에 들렀는데, 한 명이라고 거절당했다.
옛날 예능 프로그램 X맨처럼,
‘당신은, 식사를, 하실 수, 없습니다.’
아니면 요즘 예능처럼,
‘나가주세요.’
주말에는 1인 손님을 받지 않는다는데,
이해가 되면서도 다들 식사를 하고 있으니 배가 고파
정말 먹을 길이 없나 주변을 둘러보다가
야외 테이블을 발견했다.
다행히 거기는 된다길래 먹을 수 있었다.
심지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맛있어서
다음에는 인원을 모집해 와 당당하게 먹으리라,
생각했다.
혼자서는 못 먹는 메뉴들까지
다 먹어봐야지 싶었다.
세상에는 참 슬픈 일이 많다.
혼자 먹는 식사를 ‘혼밥’이라고 부르며
단계까지 있는데, 그 단계가 이런 어려움도
포함된 거였구나, 생각한다.
친구들을 만날 때도 그렇지만,
다자녀 가구의 일원으로
언제나 못 먹는 것 없이 살다가 신선한 경험이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도 1인분 식사는 여전히 어렵다니.
더 맛있는 건 언제나 2인분부터고.
하지만 그런 거절은, 내 의사에 반하는 일은
살면서 쉼 없이 마주친다.
그나마 정중하면 다행인 게 현실.
앞뒤 없이 무례한 경우가 다반사고
차라리 무례하면 다행일 정도로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배 따습고 안전한 일이 어려워질수록 무거워지는 마음.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이라도 가슴에 새기지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너무도 숙제인 요즘이다.
by 개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