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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복사 Jul 18. 2024

D+24 숨 쉬어, 숨 못 쉬어


D+24



숨차다.

체력이 늘긴 하는 걸까.

습득은 되고 있는 걸까.

2시간 등산, 10km 러닝에선 되는 호흡이

40분 복싱 수업에선 안 된다.

숨이 차서 죽겠다.

힘드니까 더 입으로 숨 쉬는 것도 같다.

오늘도 수업을 듣는 회원 둘씩 짝을 지어

공격 연습을 했는데,

어깨, 배, 허벅지 순으로 공격 범위가 늘어났고

맞은 사람이 수행하는 하프 버피 횟수도 그랬다.

그래도 전에는 (나만 맞아서) 버피를 계속했는데

이제는 상대가 버피하는 모습도 본다.

더 많이 맞지만, 한번씩은 나도 공격에 성공한다는 점!

내 주먹이 상대를 타격할 때의 그 느낌!

자세가 잡힐 때의 그 느낌!

멀리서 코치님의 나이스가 날아올 때의 그 느낌!

그 느낌을 잊지 않고 계속 감각하고 싶다.

잘 공격한다는 건,

공격할 수 있는 범위 안에 머문다는 뜻이고,

그렇다는 건 때릴 수 있는 만큼

반대로 내가 맞을 수도 있다는 뜻이 된다.

맞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제대로 된 공격도 방어도 가능하다.

당연한 말이다.

상대와 멀어질수록 주먹이 닿을 수 없으니까.

하지만, 막상 상대를 마주하면 겁부터 난다.

이론적으로는 너무도 알겠지만 쉽지 않은 일.

그룹 수업에서는 특별히 성별에 제한 두지는 않는다.

동작을 배우고 연습하는 거라 그런지

같은 성별끼리 붙이기도 하지만 섞어서 하기도 한다.

그래도 대강의 체급은 보는 것 같긴 한데,

확실히 다양한 사람과 연습할수록

생각지 못한 부분을 배우고 알아갈 수 있어 좋으나

때로는 연습인데도 부담스러운 회원도 없지 않아

어느 요일 어느 시간에 가는 게 최적인지

매번 고민스럽다.

각자가 저마다의 삶으로 시간을 운용하니

어쩔 수 없다 싶다가도

사람을 모아 시간대 하나를 단단히 붙들고

연습해 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그래도 포기 않고 계속 정진할 것이다.

딴딴한 몸과 마음과 정신을 위하여!

더 깊게 숨차는 날이 올 때까지,

탈일반인, 복싱인이 되는 그날까지!


by 개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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