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0 다시 시작

by 개복사


D+40


복싱을 재등록했다.

잠시 쉬는 동안 삶이 재미없었다.

심지어 그립기도 했다.

복싱장의 꿉꿉한 냄새나

세계에서 없애버리고 싶은 글러브 냄새,

건강한 타격감과

은은하게 피어나던 복근까지 모두.

새로 등록한 곳은

운영 시간이 더 길어서 좋다.

복싱장을 옮기다 보니

어떤 식으로 수업받게 될 지 궁금했는데,

그냥 똑같다.

스트레칭하고 기초 체력 단련하고

관장님과 1:1로 훈련도 하고

다른 회원과 붙기도 한다.

잠시 쉬는 동안

그간 배운 걸 잊으면 어쩌나 싶었지만,

별 걱정이었다.

몸이 뻣뻣해져서 화가 돋을 뿐.

머리로 생각하는 움직임이

몸에서 출력되지 않는다.

방향치도 여전해서

왼쪽과 오른쪽이 구분 없이 하나가 된다.

그래도 먼저 다닌 복싱장에서

기본을 잘 다졌는지,

크게 교정되는 부분은 없다.

단지 체력이 한없이 모자랄 뿐.

최대 20분짜리 체력.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어도

당최 웃음만 나오는 에너지란.

다시 시작하는 단계에서

가장 소원하는 일은 체력 늘리기.

내가 어려운 것은 공격보다도 가드.

여기는 가드하는 방법이 조금 다른 것 같다.

핵심은 같겠지만,

가르치는 사람마다의 방식이 있을 테니

더 많이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여러모로 기대된다, 내가.


by 개복사

이전 10화D+39 어디서나 복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