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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조각
비급여란 무엇인가.
약 12만 원.
재밌다.
일정이 맞지 않아
다니던 병원에 못가고
새로운 병원을 갔더니
뭔 다 비급여란다.
평소보다 3배 더 내고 받는 진료는
다른가, 하면 그렇지도 않고.
왜 아픈지, 아플 때 치료법은 뭔지,
최소한의 예방법까지 아는
나의 징그러운 고질적인 질병 No.007
하루하루 아주 찌릿찌릿해질 통증이라
하루이틀 덜 아프자고 내원했다가
번개 맞는 통장을 보며
없던 두통이 생기는 기분.
후기가 분명 좋았는데,
혼자 당할 수 없다는 뭐 그런 거였나.
괜히 배배 꼬이는 마음.
내 질병이 유독 그런 건가.
급여나 비급여는
아무렇게나 지어지는 분류는 아니지만,
꼭 이렇게 비급여로
돈이 주렁주렁 나가게 하는
겉은 친절하고 화사한, 그러나
속은 캡사이신 같고 시꺼먼 병원들이 있다.
시간과 돈이 공중에 흩뿌려지는 걸
따뜻하다 못해 더운 병원 의자에서
실시간으로 구경했다.
너무 슬픈 이야기라 눈물이 날 뻔했다.
점심도 저녁도 아닌 사이의 시간에,
소란스럽거나 지난한 일상에서 벗어나
읽던 책을 마저 읽는 여유는
아무에게나 찾아오진 않지.
언제나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
열심히 살아야지 싶을수록
뒤통수를 세게 치고 마는 마라 같은 세상.
다음부터는
어떻게든 시간 내서
다니는 병원을 잘 다녀야지 다짐한다.
인생은 역시. 쓰다, 써!
by 개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