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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조각
따갑다.
땀이 눈으로 들어갔다.
출근 지하철은
언제나 사람으로 빈틈없이 꽉 낀다.
손에 손수건이 있는데도
손 하나 까딱할 수 없어,
흥건하게 쏟아지는 땀을 느끼며
하차역에 빨리 도착하기를 기도했다.
나는 땀이 정말 많고
계절을 타지도 않는다.
그래서 한번씩은 이렇게 타고난 몸이
저주스럽고 싫다.
이만큼 건강한 게
감사한 일인 걸 알면서도
사람 마음이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대체로 나는 별생각이 없다.
생각이 없다기보단 연구를 계속한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을까.
땀에 조금이나마 덜 제한받으며
좀 더 편한 일상을 살 수 있을까.
무엇을 어떻게 먹고
몇 시간의 수면을 채우고
어떤 운동을 어느 강도로 해야 좋은지.
내 몸에 계속 도전하며
차이가 미미하거나 유의미한 결과를 쌓는 것.
할 수 있는 노력을 유지하는 것.
타고난 성질을 바꿀 수는 없지만
최소한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운용할 수는 있으니까.
최소 2시간의 유산소와 근력운동이
땀에서 자유롭게 한다는 결과는
그저 얻어지는 게 아니라
좌절하면서도 노력할 때 비로소 찾아온다.
노력하지 않고 편하고 게으르게 살려면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혈액 순환이 되지 않는 상태인데도
타고난 몸이라며 그냥 사는 사람을 많이 봤다.
물론, 반대의 사람도 많이 봤다.
매일 공원에서 달리는 사람,
조깅, 수영, 등산 등 아침 운동하는 사람,
탄단지를 신경 써 챙겨 먹는 사람,
평일에 쉬지 않고 운동하는 사람,
입맛이 아닌 몸의 상태에 맞춰 먹는 사람 등등
즐거움과 의무 사이의 줄다리기를
놓지 않는 사람들.
이왕이면 사는 내내 그렇게 살고 싶다.
by 개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