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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조각
오랜만에 옛날에 듣던 노래가 듣고 싶어 검색하다가
기분이 수렁에 박혔다.
언제 겪어도 적응되지 않는 현실이다.
어디에나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있고
열심히 안 사는 사람도 있고
열심히 살다가 무너지는 사람도 있고
지름길만 찾는 사람도 있고
제정신 아닌 사람도 있고
별의별 사람 다 있지만.
마음을 울리던 가수가 내 뒤통수를 울리고
아니 그것보다도 정말 사람을 울리고.
그런데도 그 노래를, 그 가수를 어떻게 다시 듣나.
내가 뜻하지 않은 선택의 기로에 서도
나는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선택하고 싶다.
할 수 없는 것 사이에서도 애써보고 싶다.
생각을, 마음을, 느슨하게 살자고
다른 사람을 죽이는 일에 동조하고 싶진 않다.
전면에서 싸우지 못하면 뒤에서라도 힘을 보태
끝까지 버티고 싶다.
잊히지 않도록 서명하고 소식을 계속 전하고
제대로 알고 있는지 정보를 점검하고 기부하고.
모든 선택과 행동에는 책임이 뒤따른다는 걸 안다.
하지만 가끔은 이후의 결말 같은 걸 잊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때도 있다.
윷판에서는 ‘모’가 나올 때가 가장 큰 수라 좋지만,
‘도’만으로도 환호할 수 있다.
코너를 돌 때 그렇다. 뺑 돌지 않고
빠른 길로 갈 수 있는 상황에서 또는
바로 앞에 적이 있는 경우에서.
‘빽도’는 뒤로 한 칸 이동하는 수지만,
그역시 충분히 환호할 만한 상황들이 있다.
바로 뒤에 적이 있거나 패가 아직 남아 있거나
코너를 한 칸 지나친 상황에서 그렇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선택의 영역.
선택하려면 판단해야 하고
판단하려면 잘 알아야 하고
잘 안다는 것은 결국 배우는 것.
고여있지 않고 계속해서 배우는 것. 그리고 하나 더.
정신을 탁하게 두지 않고 맑게 유지하는 것.
살아간다는 것은 매 순간이 숙제라던 어른들의 말에
조금씩 조금씩 더 실감한다.
오늘도 숙제를 잘 풀어 봐야지!
by 개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