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게
유튜브에서 조금 독특한 광고 시리즈를 봤다. 어린아이들이 등장하는 광고인데 인상적인 내용이 있었다. 일곱 살쯤 되는 아이랑 아빠가 앉아서 이야기를 나눈다. 아빠는 아이에게 오늘 친구를 한 명 소개해주겠다며 사진을 보여준다. 사진은 어린 시절 아빠 자신의 것이다. 아이는 그 아이가 자기 아빠라는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새 친구를 만날 일에 조금 긴장한다. 그러다 결국에 그 아이가 바로 옆에 있는 아빠라고 말해주자 아이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아니 믿고 싶지 않다는 듯 어리둥절하다가 잠시 후 운다. 서럽게.
아이가 운다.
아이는 자기 마음을 말로 제대로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아빠가 자기처럼 어린이였다는 것을, 그리고 그 어린아이가 훌쩍 자라서 어른이 되었고 그 어른이 자기 아빠라는 사실에서 시간이 갖고 있는 그 거스를 수 없고 피할 수 없는 절대성을 봤을지도 모르겠다. 우는 아이를 아빠가 안아주며, '왜, 울어, 아빠가 금방 늙어버릴 것 같은 거야?' 물었더니 끄덕이며 더 서럽게 운다.
결혼을 하고 나서 시부모님께서 남편이 어렸을 때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주셨었다. 유치원 다닐 무렵쯤, 밤에 불을 끄고 누워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애가(남편) 막 울더란다, 서럽게. 그래서 왜 우느냐고 물었더니 사람은 죽는다면서 계속 울었단다. '엄마 아빠가 죽을까 봐 그러는 거야?' 물었더니 '아니, 내가 죽는 게 싫어서. 엉엉' 이런 이야기였다. 정확한 대화의 뉘앙스를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그런 맥락의 에피소드였다.
모르긴 해도, 동영상 속 그 아이 역시 아빠가 늙어가는 것뿐만 아니라 어린 아빠 속에서 자기 자신의 지금을 겹치고 또 어른이 된 아빠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본 것이리라. 그리고 아빠가 맞이할 미래는 또한 자신의 미래라는 것도 한순간 깨달아 확 와 닿았던 것이리라. 사람이 태어나면 반드시 죽는다는 것. 이 사랑하는 사람들과도 이별을 해야 한다는 그런 막연한 것들을.
그것은 운다고 해도 깨끗하게 지워지지 않는 것이고 그 어이없는 감정의 파도는 자신의 의식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영영 사라지지 않고 때때로 나를 덮칠 것임을. 언젠가 그 아이도 조금씩 알아가겠지.
그런 것이기에 언제고 끝맺음은 이런 것이다.
알고 있지만 매번 잊어버리는 팩트.
지금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
그것을, 매 순간마다 실감해야 한다는 당위.